세상의 모든 여자 ‘그녀에게’
세상의 모든 여자 ‘그녀에게’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7.20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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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의 첫 시선집 <그녀에게>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두 여자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닮은 듯 다른 얼굴이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나희덕의 시와 세계 각지의 여성 화가들 그림을 실은 시화집 <그녀에게>(예경. 2015)의 표지다. 그림과 함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몇 편의 그림과 시를 소개하면 이렇다. 시를 읽고 그림을 보고 다시 읽으면 새로운 시와 마주하는 기이한 경험을 할 것이다.

<Michael attends the bird show>, Gigi Mills

 동작은 동작을 낳고 동작은 절망을 낳고 절망은 춤을 낳고 춤은 허공을 낳고 /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길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 그녀는 아는가 / 돌면서 스러지는 팽이의 낙법을 / 동작의 발견은 그때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동작의 발견」의 일부, 26쪽)

<Laundry in a Landscape>, Gigi Mills

 너무 맑게만 살아온 삶은 / 흐린 날 속을 오래오래 걸어야 한다 / 그래야 맞다, 나부끼다 못해 / 서로 뒤엉켜 찢겨지고 있는 / 저 잎새의 날들을 넘어야 한다 / (「흐린 날에는」 의 일부, 72쪽)

<King Afternoon>, Eleanor Ray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뼈와 살 /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 가만, 가만, 가만히 /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 (「어두워진다는 것」의 일부, 98쪽)

 한편 책은 여성성을 주제로 영어로 번역된 나희덕의 시를 읽고 화가들이 협조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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