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짜리 모바일 카드 봇물..가맹점 극소수 차별성 없어
'반쪽' 짜리 모바일 카드 봇물..가맹점 극소수 차별성 없어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6.1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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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BC카드 잇따라 단독 모바일 카드 출시..오프라인에서는 쓸 곳 많지 않아

최근 카드사들이 모바일 단독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모바일 단독 카드는 플라스틱 실물 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가맹점이 턱 없이 부족하고 범용성이 떨어져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 단독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결제 단말기는 5만개에 불과하다. 카드를 사용하는 전체 가맹점 230만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더구나 아이폰 이용자들은 단독 모바일 카드를 사용할 수 조차 없다. 모바일 카드는 자체 유심칩을 설치해야 하는데 아이폰은 유심칩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앱(응용프로그램)을 가동시켜 바코드를 읽게 하는 앱 카드 방식은 이용할 수 있다.

◆ 엄지족 혜택..오프라인 소비자 한계 많아 

모바일 단독 카드는 실물 카드를 등록해야 하는 앱카드와 다르다. 실물 카드 없이도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24시간 내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연회비도 저렴하다. 모두 5000원 이하다. 우리·하나·BC 카드가 잇따라 모바일 단독 카드를 내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타켓은 2030 세대인 엄지족이다. 온라인 쇼핑과 해외직구를 주로 이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가맹점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준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모바일 단독 카드의 혜택을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모바일 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 드문 탓이다. 

모바일 단독 카드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이용한다. NFC방식은 휴대전화 유심칩에 정보가 저장돼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카드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 240여만 곳 중 NFC단말기가 설치된 곳은 5만여 곳에 불과하다. 단말기 설치에 30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가 가계 주인이 설치를 꺼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NFC 단말기가 깔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전용 카드만으로는 카드대출, 현금서비스, 법인카드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유심칩을 바꿀 수 없는 아이폰 이용자도 사용이 제한된다. 이동통신 가입자 5700만명 중 아이폰 이용자는 300만명에 이른다.

◆ 앱 카드도 실물 카드와 차별성 없어..인프라 구축 관권

우리·하나·BC카드사 외 다른 곳은 앱을 활용한 모바일 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대부분 기존 실물 카드 서비스를 모바일용으로 옮겨놓은 수준이다. 신상품을 내놓기 보다는 검증 받은 서비스를 앱카드 방식으로 출시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 플라스틱 카드를 모바일로 대체한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

앱 방식은 모든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앱을 실행한 후 바코드를 읽어 결제해야 한다. 모바일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신용카드를 꺼내 쓰는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하다. 앱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가맹점도 2만개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모바일 카드가 독립적인 결제 수단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려면 소상공인, 소비자, 카드사, 은행 등의 상충된 이해 관계를 풀어야 한다"며 "표준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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