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알고보면 고독의 세계다
자연은 알고보면 고독의 세계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6.11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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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훈의 <고독의 힘>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고독이란 말을 떠올리면 쓸쓸해진다. 세상에서 혼자 분리된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그건 고독에 대한 편견이다. 고독을 혼자 있는 시간으로 바꾸면 다르다. 누군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일도 기쁨을 주지만 때로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원재훈의 <고독의 힘>(홍익출판사. 2015)은 그런 책이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이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따로 두어야 할 테니 적당한 분량의 고독을 감당해야 한다. 함부로 타인의 영역에 나를 들여놓지 않고 나의 영역에도 섣불리 타인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삶을 풍부하게 하는 자양분이다.’ (54쪽)

원재훈은 고독에 대해 일방적으로 정의를 내리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학, 그림, 영화, 철학을 소재로 그 안에서 고독을 발견하고 즐기는 방법을 말해준다. 이 책의 다른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고독과 친구로 지내며 시로 노래한 릴케, 청년 시절의 고독을 무기로 삼은 네루다, 운명과 투쟁하듯 산 프리다 칼로, 27년 동안 감옥에서 고통의 시간을 견딘 넬슨 만델라의 생을 통해 고독이 맺은 열매가 얼마나 빛나는지 마주한다. 스스로 고독을 택해 자신만의 방을 만들고 평생을 문학과 예술로만 채운 카프카, 빈센트 반 고흐, 소로처럼 살 수는 없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 고독의 힘을 배우고 키우라 말한다.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실 고독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다. 대자연은 원래 고독하기 때문이다. 묵직하게 홀로 서 있는 산, 묵묵히 흐르는 강물, 장엄한 일출과 일몰 등 대자연이라는 대형 퍼즐의 조각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하나같이 고독한 모습으로 홀로 존재하고 있다.’ (90쪽)

원래 고독한 대자연이라니, 어쩌면 인간도 원래 그런 존재는 아니었을까. 고독한 존재인 인간 하나하나가 서로 만나 사회를 이루고 그 안에서 질서를 찾아가듯 말이다. 그러니 더 이상 혼자라는 말에 담긴 절망과 좌절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제 고독을 껴안은 당신은 혼자라서 외롭다는 기분 대신 충만한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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