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자에 대한 욕망과 같다?
책, 여자에 대한 욕망과 같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6.04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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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훈의 <고독의 힘> 중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새로운 책과의 만남이다. 그림, 시, 철학, 소설에서 발견한 고독의 의미를 들려주는 <고독의 힘>(홍익출판사. 2015)도 그렇다. 다음은 저자가 언급한 카사노바의 자서전에 대한 부분이다. 이 한 부분만으로도 이 책이 궁금하다.

 ‘여자란 책과 같다. 좋든 나쁘든 처음에는 겉표지로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첫 부분이 재미없으면 더 이상 그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을 느끼지 못하듯이 여자에 대한 욕망은 우리가 느끼는 흥미와 정비례한다.

 여자의 외양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책의 겉표지와 같고,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위인 발은 책의 판본과 같은 흥미를 준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여자의 발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거나 혹은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 그것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어떤 책이 초판본인지 10판째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76쪽)

그런가하면 <고독의 힘>이란 주제와 알맞게 소개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도 궁금하게 만든다.

‘고독은 비와 같다. / 고독은 바다에서 저녁으로 오른다./ 고독은 아득히 먼 외딴 평원에서 / 언제나 고독을 품고 있는 하늘로 향한다. / 그러다 하늘에서 도시로 떨어져 내린다.

낮과 밤의 사이에서 고독은 비가 되어 내린다. / 모든 골목들이 아침을 향할 때, / 아무것도 찾지 못한 몸뚱어리들이 / 실망과 슬픔에 서로를 놓아줄 때, /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 한 침대에서 자야 할 때, / 고독은 강물이 되어 흐른다.’ (132~133쪽)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권의 책을 만나는 것이다. 책이야말로 종합선물세트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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