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장] 처녀의 종아리처럼 빛나는 이파리들
[명문장] 처녀의 종아리처럼 빛나는 이파리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26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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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준의 산문집 <소란> 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리듬을 타듯 경쾌한 문장은 읽는 이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과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두 권의 시집을 낸 박연준의 산문집 <소란>(북노마드.2014)의 이런 문장이 그렇다. 솔직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문장이다. 초록 이파리들이 춤을 추는 것만 같다.

 ‘사랑이 편애라면, 나는 4월의 나무 이파리들을 편애한다. 꽃 진 다음 이파리가 주인공이라고 외치듯, 막 태어난 색깔인 듯 화사하게, 처녀의 종아리처럼 빛난다. 아직은 떨어질 일이 없다고, 아마 영영 없을 거라고 자신하는 저 몸짓! 앳된 얼굴들. 자전거를 막 배운 아이처럼 생동하는 움직임! 눈물이나 떨어짐, 기우는 일 따위는 모르는 듯 떨다 웃다 선명해지는 저 잎사귀들. 저건 어느 나라 사파이어지? 그늘마저 화사한 4월의 나무들! 좋다. 참 좋다!’ (145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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