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심는 사람 '엘제아르 부피에'
미래를 심는 사람 '엘제아르 부피에'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2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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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오의 『나무를 심은 사람』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 '나무를 심는 사람' 서문 중에서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합당한 대가를 바란다. 보수를 받거나 명예를 원한다. 그도 아니라면 칭찬이라도 말이다. 장 지오의 『나무를 심은 사람』(두레.2005)에서 나오는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나무가 없어 땅이 죽어 가고 있다는 생각에 나무를 심었다. 소설 속 1913년에 사막화를 걱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0년이 지난 지금 어느 누가 메마른 땅을 걱정하며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던가.

 정성을 다해 도토리를 심는 일. 도토리 100개가 전부 싹을 틔워 나무로 자라지 않을 걸 알기에 멈추지 않고 나무를 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심은 나무는 말라버린 황폐한 땅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이익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희망이었고 나눔이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초록의 파도가 물결치는 아름다운 숲, 개울을 흐르는 맑고 투명한 물.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

 ‘창조란 꼬리를 물고 새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엘제아르 부피에는 그런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주 단순하게 자신이 할 일을 고집스럽게 해 나갈 뿐이었다. 마을로 다시 내려오다가 나는 개울에 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 개울은 언제나 말라 있었다. 자연이 그렇게 멋진 변화를 잇달아 만들어 내는 것을 나는 처음 보았다.’ (43쪽)

 책에서는 나무의 성장이 자연의 이치라 여겼던 이들에게 그것은 누군가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알려준다. 바람과 새의 도움으로 씨앗이 퍼지는 것처럼 말이다. 세상을 죽음으로 몰고 간 두 번의 크나큰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의 반대편에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나무를 심은 사람이 있었다. 유려한 단문의 짧은 글은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깊은 감동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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