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 공식 <심플> 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책은 독자에게 많은 걸 안겨준다. 몰랐던 지식을 선물하기도 하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최고의 글쓰기 책 <심플>(다산초당. 2015)은 글쓰기 공식 뿐 아니라 모르고 읽었던 책의 진면목까지 발견한다. 남이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보는 안목은 오랜 시간 책과 글을 향한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이 그렇다. 백영옥의 <아주 보통의 연애> 중 일부를 소개하며 글쓰기의 묘사에 대해 강의한다.
‘예약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막 현관문을 열고 부엌에 들어왔을 때, 여자 목소리와 함께 밥솥에 달린 분출구가 찌꺽찌꺽 들썩이기 시작했다. 곧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굉음과 함께 뿜어져나왔다. 그 소릴 들을 때마다 어릴 적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조팝나무의 꽃처럼 펑펑 터지듯 피었을 뜨거운 밥나무, 밥솥 안에 담긴 하얀 밥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집 안에 가라앉았던 스산한 어둠이 저 멀리 날아가버리는 느낌이다.’
‘상황 묘사가 아주 뛰어난 글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이 글에 전폭 공감할 터이다. 냉랭한 방, 어두운 집, 그 속에서 반갑게 나를 맞는 밥솥, 이 장면은 글쓴이가 느끼는 외로움의 깊이를 말해준다.’ (글쓰기는 기술이다, 27쪽)
이 부분을 읽은 독자라면 이제부터 밥솥을 볼 때마다 백영옥의 소설이 아니라 <심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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