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야크의 고민 '친구를 먹어야 할까'
괴물 야크의 고민 '친구를 먹어야 할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05.20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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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야크>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지구에 우글거리는 온갖 괴물 중에서 제일 많이 퍼져 있는 종이 인간이다. 반면 수도 적고 잘 알려지지 않은 괴물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야크다. 야크는 인간 아이들을 좋아한다." 어린이 책<야크>(씨드북.2015)의 첫 대목이다.

야크는 인간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이다. 특히 착한 아이들만 잡아먹는 특이한 식성이 있다. 나쁜 아이들을 먹으면 탈이 난다는 것이다. 이쯤 되니 이 책에 의문이 생긴다. 보통 괴물은 못된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던가.

알고 보니 괴물 야크는 착한 아이들만 잡아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소화기관이 약해서 나쁜 아이들이 내뿜는 독소를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괴물 드라큘라는 태양 앞에 서지 못했고 마늘이나 십자가를 두려워했다. 같은 맥락이다. 야크는 심지어 거짓말쟁이 아이를 먹으면 배가 아프고, 버릇없는 아이를 먹으면 뾰루지가 나며, 못돼 먹은 아이를 먹으면 이빨이 썩기까지 한다.

하지만 괴물 야크에게 생존에 위협이 되는 일이 생겼다. 점차 먹을거리가 없어지는 현상이다. 한마디로 착한 아이들을 찾기 힘들다는 뜻. 이런 탓에 강제 다이어트를 하고 있던 야크가 어느 날 착한 아이들의 명단을 손에 넣고 아이들을 찾아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가장 착한 소녀 마들렌을 만나는데 그만 친구가 되어 버린다. 야크의 고민은 깊어진다. 우정을 쌓을수록 착하고 다정한 마들렌을 먹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때문. 배고파 죽을 것인가, 아니면 소녀를 먹고 생존할 것인가. 괴물 야크는 점점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과연 야크는 어떤 결정을 할까.

책은 어린이 책답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 ‘괴물’ 이야기이다. 전반에 흐르는 리듬감은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글로 빠져들게 한다. 그림 작가 로랑 가파이야르의 그림까지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그만큼 수상내용도 화려하지만 그중 눈에 띄는 상은 무엇보다 ‘미셸 투르니에’ 상 수상경력이다. 이 상은 프랑스 초등학생들이 직접 투표해서 수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선물이 될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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