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인형에 무서운 영혼이? "너는 내 노예야"
목각인형에 무서운 영혼이? "너는 내 노예야"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14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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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L. 스타인의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책표지를 보는 순간 사탄의 인형 처키를 떠올린다.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동화라는데 읽기가 겁난다. 어떤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줄까.

주인공 크리스와 린디는 쌍둥이다. 인간에게 최초의 경쟁자는 형제라고 했던가. 뭐든 똑같이 하고 싶고 서로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언니 린디가 집 옆 공사장에서 목각인형으로 복화술을 하면서 노는 걸 보자 크리스는 몹시 속이 상한다.

린디는 목각 인형을 슬래피란 이름을 붙이고 복화술로 연극 공연으로 용돈까지 번다. 크리스는 자신도 똑같이 목각 인형이 있으면 좋겠다고 부모님을 조르고 결국 인형을 선물 받는다. 크리스는 우디란 이름을 지어주고 복화술 연극을 연습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잘 되지 않는다. 언니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화가 난다. 갖고 싶었던 목각 인형이 생겼지만 기쁘기는커녕 악몽만 꾼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는 무서운 기운을 느낀다. 마치 우디가 살아서 자신을 노려보는 것 같다. 우디로 변해 복화술로 말을 할 때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말과 행동을 한다. 늦은 밤 부엌에서 우디는 크리스가 좋아하는 보석들을 목에 걸고 냉장고를 뒤지고 있다. 인형이 말을 하고 움직인다니 과연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엄마는 목각 인형 때문에 더 자주 다투는 쌍둥이 자매에게 화를 낼 뿐 믿지 않는다.

‘크리스는 혹시나 인형이 뭐라고 말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인형 눈치를 살폈다. 불평하거나 자기한테 욕을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디는 생기 없는 눈으로 씨익 웃으며 크리스를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크리스는 무서워서 소름이 쫙 끼쳤다.’ (88쪽)

우디는 복화술 연극을 보러 오신 이웃 노부부에게도 버릇없는 말을 내뱉고 학교 음악회에서는 구토물을 쏟아낸다. 동생의 걱정을 무시했던 린디도 우디가 정말 두려운 인형이라는 걸 확인하고 옷장에 가둔다. 그러나 웬일인지 우디는 옷장 밖으로 나와 무서운 표정으로 말을 한다. 귀엽기만 했던 목각 인형이 악마로 변해버렸다. 쌍둥이는 우디를 가방에 넣어 땅 속에 묻기로 한다. 우디는 악마처럼 무서운 말을 던진다.

“너희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나는 너희한테서 떠나지 않을 거야. 너희는 내 노예니까.” (165쪽)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고릴라박스. 2014)는 제목만으로도 섬뜩한 동화다. 쌍둥이처럼 눈빛이 닮은 두 개의 목각 인형이 어딘가에서 바라보고 있을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 무서운데 멈출 수가 없다. 겨울보다는 여름에 읽기를 권한다. 담력이 약한 아이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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