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장이 있어 더 빛나는 글쓰기 책
명문장이 있어 더 빛나는 글쓰기 책
  • 노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5.05.1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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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책이 주는 선물은 다양하다.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사색에 잠기며 성찰하게 하는 책도 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책도 있다. 마음과 뇌가 즐거운 책이다. 반면에 눈이 즐거운 책도 있다. 읽는 즐거움이다. 글쓰기 책 <심플>(다산초당. 2015)이 그렇다.

오랫동안 글쓰기 강의를 해온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를 담은 이 책은 다른 책에서 인용한 문구가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느릿하게 내려오니 마주치는 것이 많다. 바위 사이에 핀 꽃, 무더기로 돋아 수군덕거리는 풀들, 지난 매미가 벗어놓고 간 허물, 아직도 생의 방향을 찾지 못해 여울목에서 뱅글뱅글 도는 낙엽, 흙 밖으로 제 그리움을 내보이고 있는 뿌리, 풀숲에서 생의 가려움을 부스럭부스럭 긁는 소리, 삶이 바람 같다고 대만 남긴 채 흔들리는 마른 풀의 긴 그림자.... -김가연, <삶은, 풍경이라는 거짓말>

유명하지 않은 책에서 인용한 이 문구는 저자가 매우 많은 책을 읽어왔음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다. 에세이나, 서평, 연설문과 같은 장르에 따라 인용한 글의 수준이나 종류도 각기 다르다. 예를 들면 ‘3단락’쓰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인용되었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의 자궁에서 살다. / 그 안에서는 어머니가 전부 할 일을 해주었기에 궁전이라고 할 정도로 안락했다. /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내몰리면서 불안해지는데 바로 원초적인 두려움이다. 탁닛한, <오늘도 두려움 없이>

책이라는 우물에서 섬세한 감성으로 길러온 문장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인용된 아래의 문장은 그 차가운 눈빛이 독자의 얼굴을 경직되게 할 것만 같다.

온다는 이제 막 빙하에서 잘라온 것처럼 딱딱하고 싸늘한 눈빛으로 우시카와를 노려보았다. <1Q84>

이 글은 '문장을 활용하는 법'에서 나온다. 이런 문장을 잘 활용하면 삶의 윤활류처럼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지식의 양은 그가 가진 정보 양이 아닌 정보를 어딘가에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의 크기라는 말이 있다. 즉, 필요한 때에 적재적소에 인용할 수 있는 능력이 지식인의 실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글쓰기 책은 더 더욱 인용이 중요하다. 글쓰기의 한 방법인 베껴쓰기에 도움이 될 뿐아니라 읽을 만한 책을 덤으로 추천받기 때문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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