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부모'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책속의 명문장] '부모'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11 2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 중에서

[북데일리]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사회적 여건 때문이 아니라 독립 그 자체를 두려워해서다. 잘못된 관계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한겨레출판. 2015)에서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있어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성장은 나의 부모가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부모와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물리적으로 벗어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가족 운이 없다고 자조하고 떨쳐버리는 것이다. 어찌 되었건 가급적 빨리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부모 품을 벗어나는 것이 서로를 돕는 길이다.

거리를 두는 일은 완벽하게 부모 자식 관계를 투사하여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들을 탓하지 않고 성인 대 성인,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대하며 의존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내 손에서 놔버려야 비로소 해결되기 시작하는 문제가 있고, 그러면서 점차 극복할 용기가 내 안에서 우러날 것이다.’ (65~66쪽)

가장 가까운 부모와 제대로 된 관계를 맺었다면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욕망은 자신을 지치게 만든다. 나를 포장하게 만드는 관계라면 얼마나 피곤한가. 천사의 얼굴이 아닌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는 관계,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임경선은 말한다.

‘관계는 화학작용이다. 이 사람 앞에서는 내 본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데 저 사람 앞에서는 자꾸 나답지 않게 어색해지고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 저 사람 앞에서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좋고 편한데 이 사람 앞에서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어느새 하면서 거짓 웃음을 짓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천사와 악마가 공존한다. 겉으로 천사라도 상대의 어떤 특정한 기질이 나의 내밀한 부분을 불편하게 하는 버튼을 누르면 그 사람은 악마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아무리 그 사람이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고 나한테 잘해준다고 해도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특정하게 반응하는 나의 모습이 뭔가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희망이 없다.’ (105~106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