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 겐지 "내 멋대로 살았다"
마루야마 겐지 "내 멋대로 살았다"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5.05.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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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될 대로 돼라.' 아마 이런 삶의 자세에 대해 찬성할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쿠타가와상 수상자인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는 그런 삶을 긍정한다. 최근 그의 책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바다출판사. 2015)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정원을 가꾸며 얻은 지혜와 성찰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작가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을 소개한다.

[북 하이라이트] 인생을 심심풀이의 연속으로 보고 될 대로 돼라고 내팽개치는 자세를 흔히 비건설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태도 변화를 긍정하고 환영한다. 생각해 보면 철들었을 때부터 그런 인생관이 생겨났던 것 같다. 사회 일원으로 단단히 자리 잡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의문을 품었다. (중략)

부모의 인생도 아니고 국가의 인생도 아니고 나 자신의 인생이니 마음대로 살아 주겠어라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이 강했다. 안정되고 무난한 인생을 얻는 대가로 무엇을 잃을지 생각해 보면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육십수년을 거의 내 멋대로 살아왔다. 이렇게 말하면 오직 마시고 때려 부수고, 사들이는 방탕 삼매경의 인생을 연상하게 마련이지만, 내가 보내고 싶은 삶은 본능에 휩쓸려 결국엔 파멸로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니었다.

미지의 것을 발견하고, 누구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을 만드는데 생애를 바치고 싶다는 목표만을 염두에 두었다. 그 때문이라면 다소의 희생을 치를 각오도 있었다. 설마 그것이 소설 쓰기며 정원 가꾸기일 줄은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중략)

언제부터인가 소설 쓰기와 정원 일은 내 안에서 나누기 힘든 양대 요소가 되었고, 둘 다 내 인생의 위대한 소일거리로서 지위를 차지했다.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교묘히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것으로 여겨져 이외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45~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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