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비추어 삶을 바라보기
죽음에 비추어 삶을 바라보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05.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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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태산보다 무거운 죽음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급속한 고령화시대 ‘웰빙(well-being, 행복한 삶)’ 못지않게 ‘웰다잉(well-dying, 행복한 죽음)’은 점차 중요한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행복한 삶뿐만 아니라 행복한 죽음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책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예문사.2015)는 유대인 랍비와 베스트셀러 작가가 ‘인생 12월’이라는 주제로 2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죽음’에 대해 나눈 이야기다. 죽음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통해 삶의 가치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곧 죽을 거란 사실을 인지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삶 가운데 내려야 하는 크고 작은 선택들 앞에서 망설임을 줄여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부차적인 여러 요소들. 이를테면 실패에서 오는 우울감과 좌절, 성취에서 오는 자부심과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감. 그에 따른 타인의 기대 등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을 것이다. 준비된 행복한 죽음은 후회 없는 삶으로 이끄는 지표가 될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이 밋밋하다 느껴지면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어른의시간.2015)을 함께 읽어볼 것을 권한다.

책은 중국 역사 속 중요한 40인을 선별해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담았다. 그 중 책이 전하는 진시황과 환공의 죽음은 영웅으로 한 생을 살았던 이들로서는 실로 치욕스러운 죽음이다. 39세의 나이에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의 죽음에 대해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진시황의 일생에 생은 있지만 사는 없었다. 그는 순시 중에 죽음을 맞아 더운 여름날 가마 안에서 시신이 썩는 것으로 삶을 마감했다. 천하를 통일한 군주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최후다.

또한 관중과 포숙이라는 뛰어난 신하 덕분에 최초의 패주가 된 환공은 별궁에서 굶어 죽었다. 두 신하가 환공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자 늙은 환공은 자신의 약점인 술과 여자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쿠데타로 별궁으로 쫓겨나게 된다. 외부인의 출입이 차단되고 음식조차 주어지지 않아 결국 배고픔에 몸부림치다 굶어 죽었다.

이런 죽음을 보면서 오히려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죽음을 선택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삶은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결과적으로 죽음의 질을 결정한다. 존엄하고 가치 있는 죽음은 삶과 죽음에 대한 준비로 빚어지는 결과물일 것이다. 웰다잉 시대, 중국 역사학자 사마천이 남김 명언을 되새겨 볼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다.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중국의 역사학자 사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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