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장] 시간의 끝은 뾰족한 바늘처럼!
[명문장] 시간의 끝은 뾰족한 바늘처럼!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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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로짓 노블>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소설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하는 일은 즐겁다. 처음 만나는 표현이나 기발한 발상도 반갑지만 아포리즘으로 남는 문장은 가슴에 절로 새겨진다. 패션을 소재로 한 일곱 명 소설가의 소설을 만날 수 있는 <더 클로짓 노블>(문학과지성사. 2014)속 백가흠의 문장이 그렇다.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간은 지나가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 사람 마음속 깊숙한 곳을 향해 탑을 쌓는다. 기억 속에 가라앉은 시간의 끝은 뾰족한 바늘처럼 생겨서 복원해내면 따끔하게 마음의 가장자리를 찌르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날카로운 시간의 기억을 다시 찾지 않을 만한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 놓는다. 그리곤 어디에 그 시간을 두었는지 잊어버리고선 우왕좌왕한다.

 서로 사랑할수록, 서로의 시간이 많이 쌓일수록 그 끝은 심해 한가운데 버려진 바늘과 같아진다. 그 끝을 기억하지 못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왜 상처받고 상처주는지 모른 채 시간은 계속하여 흘러만 간다.’ (165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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