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가 고금리를 내리지 않는 이유는
대부업체가 고금리를 내리지 않는 이유는
  • 김태구 기자
  • 승인 2015.04.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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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금리 지속 인하로 정책일관성 상실...러시앤캐시 등 저축은행 계열만 '봉'
▲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웰컴론만이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개인 신용등급별 차등금리 적용하거나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김태구 기자] 정부의 노력에도 서민들의 고혈을 짜내는 대부업체의 대출이자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4차례에 걸쳐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법정 최고 이자율을 낮춘데 이어 지금은 개인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다르게 적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업체는 최고 법정 이자율이 또 떨어질 것을 우려해 법정 최고 이자율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서민을 위해 가격을 규제하자 시장이 경직되고 있는 셈이다.

22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등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곳은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뿐이다. 최근 업계 3위인 웰컴론도 차등금리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감원의 관리 감독이 강화된 업체다.

업계 2위인 산와머니를 포함한 나머지 업체들은 대부분 차등금리 적용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러시와앤캐시와 웰컴론은 금감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산와머니를 포함한 다른 곳들은 그렇지 않다”며 “대부업 최고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최근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어 차등금리를 적용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연 66%였던 대부업 법정 최고 이자율은 4차례 걸쳐 연 34.9%로 낮아졌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대부업법 개정안에는 최고이자율을 연 25%로 인하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대부업계는 금리를 낮추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어 당장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차등화하는 것이 소용없다는 분위기다.

대부금융협회 이재성 사무국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업체들이 신용도에 따라 연 35~36%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정부가 법정금리를 낮추는 바람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며 “정부가 금리를 강제적으로 계속 떨어뜨리니까 법정최고 금리로 영업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정 최고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만 있으면 업체들이 신용에 따라서 차별화하며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양일남 대부업검사실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한 특정업체에 대해서만 신용별 차등금리 적용을 지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금감원이 업체에 검사를 나갈 때마다 이를 설득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금리 차등적용시스템을 도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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