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핀테크, 알고보니 ‘비밀번호 뺏기’ 경쟁
우후죽순 핀테크, 알고보니 ‘비밀번호 뺏기’ 경쟁
  • 김태구 기자
  • 승인 2015.04.20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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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시럽페이 "차별성 없고 고객확보"만 관심
▲ 우후죽순 핀테크 결제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다음카카오와 SK플래닛은 각각 '카카오페이' '시럽'이란 간편결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우후죽순 핀테크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살고 있는 김 모씨(38세)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려다 새롭게 출시된 간편결제서비스에 가입하라는 광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핀테크라고 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줄 알았는데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은 기존과 다른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모씨는 “서비스를 가입하라는 광고가 많아져 짜증만 난다. 핀테크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PIN(비밀번호) 뺏기' 경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간편결제서비스에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사들은 새로운 기술인냥 '핀테크'라고 홍보를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것은 또 다른 결제수단에 불과해서다. 소비자들은 핀테크가 "비밀번호를 따내기 위한 경쟁"에 불과하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0일 금융사 및 IT(정보통신기술)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와 SK플래닛이 출시한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와 ‘시럽’은 온라인 구매방식이 기존 카드사와 차이가 없다.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로 홍보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시럽을 사용하려면 카드사 서비스처럼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비밀번호(PIN)를 설정해야 한다.

이들 IT업체들이 주장하는 카드정보 외에 추가 인증절차가 필요없다는 것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정부의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로 삼성·현대카드 등도 추가 인증절차를 없애 IT업체의 결제서비스와 차이가 없다. 

즉 소비자는 카카오페이나 시럽과 같은 신규 간편결제서비스에 가입할 때 카드를 다시 등록하고 비밀번호만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불편함을 참아야 한다. 

하지만 다음카카오와 SK플래닛은 자사 결제서비스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첫 거래시 50%할인(1회, 최대 5000원)해 준다. 또 '배달통'과 제휴계약을 맺고 지난 1월부터는 5000원 할인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자회사 커머스플래닛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시럽페이로 물건을 사면 첫 거래때 물품가격을 50% 할인해주고 있다.

업체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는 차별성이 없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조모씨(38세)는 “서비스 이름만 바뀌었지 비밀번호나 결제 방식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시선도 곱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마존과 같은 대형 온라인상거래업체가 없어 통일된 플랫폼도 없고 경쟁이 심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핀테크 열풍을 타고 관련 시장에 기존 카드사 외에 IT업체들뛰어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안이 보장된다면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이 맞지만 ‘페이’라는 이름으로 특색없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관련 플랫폼 설치와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가 안고 가는 것을 제외하고도 업체 난립으로 소비자에게 혼란과 불편이 증가한 점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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