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퀴즈] 3형제의 '유산 분배법'?
[책속의 퀴즈] 3형제의 '유산 분배법'?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5.04.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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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모르는 지혜>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99석 가진 사람이 1석을 빼앗아 100석을 채운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걸 표현한 말이다. 특히 가족들간에 벌 어지는 유산분배는 가족구성원들 간에 미묘한 갈등으로 이어져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한국 현대수필 100년>(연암서가.2014)은 문학평론가 김우종 교수가 한국현대수필 100년의 발자취를 정리한 것으로 어느 정도 문학사적 관점에서 그 시대의 작품을 선정하고 평설을 달았다. 책에 수록된 수필 중 김형석의 작품 ‘수학이 모르는 지혜’에는 재미있는 우화가 소개되고 있다.

옛날 아라비아의 어떤 상인이 임종을 맞게 되었다. 그는 자기 앞에 세 아들을 불러 앉혔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희에게 남겨 줄 유산이라고는 말이 열일곱 필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고장의 습관에 따라 똑같이 나누어 줄 수는 없으니까 맏아들은 열일곱 마리의 반을, 둘째 아들은 전체의 3분의 1을, 그리고 막내아들은 전체의 9분의 1을 갖도록 해라.”고 유언을 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재산을 나누어 가져야 할 삼형제 간에는 오랜 싸움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해결할 길이 없었다. 맏아들은 열일곱의 반으로 아홉 마리를 주장했다. 동생들은 아홉 마리는 2분의 1이 넘으니까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여덟 마리 반이 되지만 반 마리는 처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아들은 여섯 마리를 가져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형과 동생은 다섯 마리밖에는 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막내아들은 두 마리를 가져야 한다고 욕심을 부렸다. 그러나 형들은 두 마리는 열일곱 마리의 9분의 1이 넘으므로 우리들만 손해를 볼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다. 싸움은 여러 날 계속 되었다.

어느 날 이들의 집앞을 말을 타고 지나는 한 목사에게 아버지의 유산 문제를 해결지어 달라고 청을 드렸다. 목사는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론을 내려 주었다. 복잡하고 아리송한 유산 문제를 목사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타고 온 말 한 마리를 당신들에게 드리지요. 그러면 열여덟 마리가 될 것입니다. 맏형은 그 2분의 1인 아홉 마리를 가지시오. 둘째는 그 3분의 1에 해당하는 여섯 마리를 가지시오. 그리고 막내는 9분의 1인 두 마리를 차지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당신네 세 사람은 모두가 아버지의 약속된 유산보다도 많은 것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목사가 길을 나서자 한 아들이 따라오며 말했다.

“목사님, 외양간에 가 보니까 아직도 한 마리가 남아 있습니다. 우리들이 차지할 것은 다 차지했는데도 한 마리가 남았으니 이 말을 타고 가십시오.”

목사는 자신이 타고 왔던 말을 타고 길을 떠났다. -273쪽~274쪽

손해 보지 않으려는 형제들과 형제들에게 자신의 말을 보태는 목사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형제들은 손해보지 않으려다 싸움이 계속되었지만 목사는 자신의 말을 보탬으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보였다. 세상 사는 일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고 자신의 것을 보태면 서로에게 이익이 난다. 손해보지 않으려는 마음보다 남들에게 무엇인가 줄 수 있는 마음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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