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약물금지 파장..특혜시비·이중징계 논란
박태환 약물금지 파장..특혜시비·이중징계 논란
  • 이소연 기자
  • 승인 2015.03.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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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추가 징계 놓고 논란..내년 올림픽 출전 여부 공방

박태환 선수의 금지약물 투여에 대한 징계가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세계수영연맹에 이어 대한체육회가 규정대로 박태환 선수를 처벌하면 내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어서다.

현행 체육회 규정대로라면 스포츠법의 대법원 격인 스포츠중재재판소가 금지한 '이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체육회 규정을 배제하고 박태환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자는 동정론에 대해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박태환 선수 발목잡은 대한체육회..이중징계 논란

스포츠 전문가들은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 금지는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

이미 세계수영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자격정지가 풀리더라도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박태환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체육회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체육회는 이 규정을 지난해 7월 마련했다.

박태환 선수 변호인단과 전문가들은 체육회 규정을 이중규제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박태환 선수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국제중재·소송팀의 윤원식, 톰 피난스키, 폴 그린 변호사는 24일 "체육회 규정은 '스포츠법의 대법원'이라 불리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무효라고 선언한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영국올림픽위원회 규정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스포츠중재재판소는 "도핑으로 징계를 받는 선수들은 세계도핑방지규약에 따라 국적이나 스포츠 종류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처분을 받아야 하며, 이중 징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를 토대로 박 선수 변호인단은 "체육회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의 일부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씨는 "2011년에 스포츠중재재판소가 국가별로 다시 징계를 내리는 것이 이중처벌이라고 판시를 했다"며 "이중처벌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 겸 대한제육회 부회장은"(대한체육회) 규정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자연스럽게 논의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며 규정 검토를 시사했다. 

성실한 마린보이 구하라..동정론 확산 

이중징계 논란과 더불어 한편에선 박태환 선수가 그동안 국위선양한 점을 인정해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박태환 선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박선수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해 내년 올림픽에 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박태환 선수를 지도한 노민산 전 국가대표 수영감독은 국가 인지도 향상을 한 기여도와 앞으로 한국 수영계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박 선수에게 선수자격을 주자는 입장을 펴고 있다.

박 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박태환 선수의 성실성과 기여도 등을 고려해 기회를 주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법과 원칙, 공정성을 지켜야..특혜시비 논란

하지만 박 선수에게만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체육회 규정을 바꾸거나 예외 사항을 둬 박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것은 법과 원칙에 어긋나고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목표를 위해 수단과 절차를 무시해도 좋다는 부정적인 가치관이 사회에 팽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최동호 씨는 "국위선양을 위해, 또 스타선수니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즉 공정성의 문제라든지 결과 위주, 승리 위주 또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절차를 무시해도 좋다는 잘못된 가치체제를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태환 선수의 처벌 문제는) 우리 사회의 법과 원칙 그리고 공정성의 문제로 인식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이유로 이미 처벌을 받은 선수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박선수 봐주기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박 선수와 같이 실수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가 처벌을 받은 선수들은 어떻게 구제할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였던 김지현 선수는 감기약을 복용했다가 2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 약물금지 투약으로 1년 6개월의 선수자격 정지 처벌을 받은 박태환 선수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법과 원칙, 형평성을 이유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옳다는 비판도 거세다. 박태환 선수가 메달을 물고 웃고 있다.

성실하고 겸손한 박태환도 반성이 우선

이중징계와 동정론, 특혜시비를 떠나 박태환 선수에게 먼저 반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크다.

박 선수가 금지약물인 지 모르고 투약을 받았다고 검찰은 결론을 냈지만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은 여전하다. 선수들에게는 많이 알려진 약물이라는 점을 들어 의문을 털어내지 않고 있는 것.

박태환 선수가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지만 우선 반성이 먼저라는 지적.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 겸 대한제육회 부회장은 "박태환으로서는 실망감을 안겨준 국민에게 먼저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박태환이 이번 일과 관련해 국민에게 직접 소상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개인 최다 메달 기록 물거품

박태환 선수는 금지약물 투약으로 인한 징계로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박태환 선수에게 1년 6개월 자격정지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 6개를 박탈했다. FIN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사무국에서 도핑위원회 청문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박 선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따냈다.

FINA는 "박태환에 대한 징계는 그의 소변샘플을 채취한 지난해 9월 3일 시작해 2016년 3월 2일 끝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3일 이후 박태환이 거둔 메달이나 상, 상금 등은 모두 몰수한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인천 AG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따냈다.

이로써 박 선수는 아시안게임 개인 최다 메달 기록(20개)이 없어지게 됐다. 하지만 징계 기간이 1년 6개월로 최장 징계기간(2년)보다 짧아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다.

FINA는 박태환 선수가 세계 수영계에 기여한 점을 들어 징계 수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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