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가만히 있으면 도태...'붉은 여왕의 법칙'
[책속의 지식] 가만히 있으면 도태...'붉은 여왕의 법칙'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5.03.09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주침>중에서

[화이트 페이퍼][북데일리]우리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다.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도 팽이처럼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을 때 절망을 맛본다.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이유는 무엇일까. <마주침>(한은원.문학의 전당.2015)은 49편의 시와 함께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기록한 책이다. 책에는 ‘붉은 여왕의 법칙’이라는 특이한 법칙이 나온다.

힘든 마라톤을 하면서 헉헉대며 쓰러질 것 같은데도, 어떤 사람들은 전혀 지치지 않은 채 더 달리고 싶어 한다. 그런 현상을 설명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용어가 있다.(중략)

‘러너스 하이’라는 재미있는 용어를 마주친 것은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에서였다. 달리면 달릴수록 더 달리도록 독려하는 물질이 우리 몸에서 나오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 힘든 마라톤을 하면서 헉헉대며 쓰러질 것 같은데도, 전혀 지치지 않은 채 더 달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몸에서 그런 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중략)

그런데 이 러너스 하이의 비극성은 내가 달리면 달릴수록 상대방도 더 열심히 달린다는 데 있다. 생물학에서는 이를 ‘붉은 여왕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붉은여왕의 에피소드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다. 루이스 캐럴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으로 쓴 책이다.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에 의아해하는 앨리스에게 붉은 여왕은 '있는 힘을 다해서 달려야만 겨우 제자리에나마 서 있게 된다'고 말해준다. 모든 생명체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하여야 하지만, 환경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적응이라는 진화 과정은 치열하게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하니 가만히 있으면 당연히 도태가 되고, 피나는 경쟁의 수레바퀴에서 허덕여보았자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무한 경쟁이 결국 일종의 상호 몰락을 가져올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것이 바로 ‘붉은 여왕의 법칙’이다. -69~71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