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데일리]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소통과 이해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열린 가슴으로 터놓고 말하면 될 듯하지만 실제로 방법을 모르면 오해와 불신이 깊어질 수 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공감 연습>(소울메이트. 2014)은 이에 대한 처방이다. 심리상담 전문가인 저자 김환 교수가 ‘공감’을 키워드로 쓴 책이다.
책에는 그 방법으로 자기를 내려놓는 일을 주문한다. 세상에는 나 아닌 타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섣불리 내 생각을 타인에게 이입시켜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리하여 수많은 '나'를 만들어 놓는다. 이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왜곡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자신을 내려놓고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행복하다.
예를 들면 우리는 경청을 늘 강조한다. 이 말은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잘 듣는 일은 무척 어렵다. 저자는 그 이유 중 하나를 “자기를 내세우고 싶고 상대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라고 전한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마음이나 감정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판단하고 응대한다. 그 한 예다.
박 대리 : 아내는 저보다 능력도 좋고 돈을 더 많이 벌어요.
김 과장 : 그래? 아내 연봉이 얼마나 되는데?
박 대리 : 한 5천만 원 정도 됩니다.
김 과장 : 에이. 그 정도는 많이 버는 것이 아니지. 자네가 나중에 더 많이 벌거니깐 걱정 마.
이 대화에서 연봉 액수는 박 대리의 관심사가 아니라 김 과장의 관심사다. (중략) 따라서 김 과장은 자신의 궁금증을 자세하고 상대방의 감정과 욕구에 좀더 집중해야 한다. (후략) 125~126쪽
앞선 대화에서 박 대리가 김 과장의 말을 듣고 위안을 얻었을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박 대리가 하고픈 말의 핵심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화가 바로 단절되고, 향후 고민을 털어놓는 일을 그만둘지 모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필요하다.
이 때 이렇게 말해보는 것이다. 책에 나온 방법이다.
박 대리 : 아내는 저보다 능력도 좋고 돈을 더 많이 벌어요.
김 과장 “그래? 자네 마음은 어떤데?”
박 대리 : 기가 죽지요. 자꾸 눈치를 보게 되고요. 아내도 저에게 매번 기죽지 말라고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면 “세상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식의 위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저자는 공감이 '이야기를 따라 내면으로 가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 속에 공감과 조언과 차이가 들어 있다. 조언은 내면의 성찰로 이끌지 못하고 주의를 외부로 돌린다. 저자는 진정한 공감이란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면서 마음 표면 아래의 두려움이나 갈등,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