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고민한다면 권할 책
인간관계 고민한다면 권할 책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01.16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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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해 지기

[북데일리] “남의 이목에 신경 쓰느라 현재 자신의 행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도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나만큼 오래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 이목 때문에 내 삶을 희생하는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느냐는 저자의 주장은 일상의 인간관계에서뿐 아니라 페이스북의 ‘좋아요’나 트위터의 ‘RT(리트윗)’를 죽어라 누르며 ‘싸구려 인정’에 목매어 사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귀담아 들을 만하다.” (p.6)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추천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SNS의 순기능도 많지만 그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남들의 맛집 순례, 해외여행, 기념일 선물 등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2014)는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심리학’에 관한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쓴 책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책은 한 철학자가 세상과 자신에게 부정적인 청년에게 아들러 심리학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깔려 있는 근본적인 질문은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이다.

첫 번째 밤부터 다섯 번째 밤까지 진행되는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는 긴장감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청년이 독자들이 가질 법한 의심과 질문, 반박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청년 : (중략) 세계는 아주 단순하다는 것이 선생님의 지론입니까?

철학자 : 그렇네. 세계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단순한 곳이고, 인생 역시 그러하다네. (중략)

청년 : 이곳에 괴짜 철학자가 살고 있는데, 간과하기 힘든 이상론을 떠들고 다닌다고요. 자고로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세계는 단순하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저로서는 어느 하나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습니다.(중략)" (p.8~p.9)

철학자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며, “우리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주관에 지배받고 있고, 자신의 주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만약 세계가 어둡게 보인다면 그렇게 보이는 ‘선글라스’를 벗으면 된다는 것.

또한 그는 말한다. “인간은 변할 수 있어. 그뿐 아니라 행복해질 수도 있지.”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

그에 따르면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가 얽혀 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길 원하는 사람은 타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타인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만 자유롭고 행복해진다는 것.

특히 오늘날 거의 상식이 되어 버린 ‘트라우마’에 대한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부정하고 사람은 현재의 ‘목적’을 위해 행동한다는 ‘목적론’을 읽을 때문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다.

“철학자 : 아들러 심리학은 트라우마를 명백히 부정하네. (중략) 분명히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은 흥미진진한 데가 있어. 마음의 상처(트라우마)가 현재의 불행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인생을 거대한 ‘이야기’라고 봤을 때, 그 이해하기 쉬운 인과법칙과 드라마틱한 전개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매력이 있어. 하지만 아들러는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즉 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p.36~p.37)

예를 들면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해 몇 년 째 자기 방에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이용해 불안이나 공포를 지어낸다는 것. 즉,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독자들은 책속 청년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자신이 품고 있던 생각을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들러의 이론은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칭찬은 수직관계에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뒤떨어지는 사람을 조종하기 위한 것’이라는 아들러 이론에 의거해 이 책에 대한 칭찬은 하지 않겠다. 책은 대화체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이런 형식에 익숙치않은 독자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인간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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