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소장 '잘못된 역사 전철 밟지 말아야'
이덕일 소장 '잘못된 역사 전철 밟지 말아야'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12.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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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이덕일 작가 초청 북콘서트

[북데일리] “역사에 모든 답이 있다. 역사는 기, 승, 전, 결까지 다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사는 전철과 같다. 전철이란 글자는 ‘앞 전과 수레바퀴 철’자를 쓴다. 수레가 엎어지는 걸 봤으니 뒷사람은 조심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잘못된) 역사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한가람 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의 일갈이다. 구태의연한 현 정치 상황을 떠올리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말이다.

지난 23일(화)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도서관 이용자와 함께하는 송년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초청 작가는 역사 저술가 이덕일이었다. 이 작가는 ‘학자에서 출발했지만 소설가처럼 글을 쓰는' 한국의 대표 글쟁이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정도전과 그의 시대>, <조선왕 독살사건>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이날 북콘서트는 책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의 오프닝 공연과 함께,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와 이덕일 소장의 대담으로 이어졌다. 이 소장이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세계 평화, 조국 (통일), 사회 (양극화)'다. 자연스럽게 KBS 역사극 ‘정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는 “역사학과 드라마는 다른 분야지만 역사극은 사료 그대로 충실하게 해도 그 자체로 재미있다”며, “국사교육이 현장에서 사라지는 상황에서 역사극이 고증 없이 만들어지는 문제를 피하고자 사전에 협의를 거치고 회의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도전과 태종 이방원’이라는 주제로 30분 강연을 했다. 정도전과 이성계, 이방원과 얽힌 당시 조선의 시대적 배경과 신분제도까지 아우르며 역사 이야기였다.

“당시 참모형이었던 정도전은 유배지서 농민, 천민들과 생활하면서 관점이 바뀐다. 이 불우한 지식인으로 인해 500년 고려가 막을 내리고 조선의 막이 올랐다. 조선은 1처1첩 시대로 어머니의 신분을 따르는 ‘종모법’을 따랐다. 헌데 태종14년에는 ‘하늘이 사람을 낼 때는 천하(귀천)가 없었다’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종부법에 의해 아버지의 신분을 따르게 했다. 이 경우 양민이 많아지고 노비의 숫자가 줄 수 있다. 하지만 세종 때 다시 종모법으로 환원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일로 인해 임진왜란 시 노비들이 왜군에 많이 동조하는 현상이 있었다. 역사는 항상 자유와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이날 이덕일 소장은 보통 사람이 잘 모를 놀라운 역사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이인직이 쓴 <혈의누>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내용을 잘 아는 이는 드물다."며 "한마디로 일본이 조선을 빨리 지배해 달라는 내용의 소설”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과서에 나온 이율곡의 10만 양병설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못박았다. 이와 함께 해방후의 잘 못된 일제 잔채 청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끝으로 그는 추사 김정희와 동시대 인물이었던 ‘원교 이광사’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광사는 학자이자 서예가로 순수 우리 글씨체인 ‘동국진체’를 완성한 인물이다. 당시엔 추사 보다 원교의 글을 더 쳐줬다고 한다.

사학을 전공한 이덕일 소장의 강연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시간이 다소 짧아 더 깊고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날 국회도서관 북콘서트는 매우 의미있는 행사였다. 조용한 도서관(1층 대출실 앞 넓은 홀)에서 북콘서트를 연다는 발상 자체가 파격이었기 때문. 행사를 주도한 황창화 국회도서관장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북콘서트를 정례화 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북콘서트는 책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과 현악팀 ‘클로징’이 빛냈다. ‘캐논’ 연주곡의 오프닝에 이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낭독(북밴 김경은 리더), 동명의 책 노래가 분위기를 달구었다. 특히 노래로 만든 이덕일 소장의 작품 '정도전과 그의 시대'는 웅장하고 유려해서 관객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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