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를 찾아가 얻은 삶의 지혜
괴테를 찾아가 얻은 삶의 지혜
  • 오명호
  • 승인 2014.12.17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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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북데일리] “지금은 히스토리가 아닌 마이 스토리(My Story) 시대다. 남의 인생을 따라가기만 하는 히(He)스토리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차별화된 스토리가 없는 사람의 인생은 어쩐지 공허하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풍물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 서문 중

신간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새녘. 2014)은 누군가의 '마이 스토리'다. 200년 전 괴테의 발자국을 쫓아 그의 생각과 삶의 철학을 배우고자 떠난 여행이다. 저자는 30여년의 기자 생활과 대기업 CEO를 거쳐 하루 아침에 자유인이 되어 버린 인물이다. 인생 2막을 위해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이 결국 이 책을 만들었다.

“그 동안 나는 그 누구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유보하며 살아왔다. 이제는 이성이 아닌 심장이 명령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지 않겠나. 심장은 내게 이렇게 명령하고 있었다. Now or Never! 지금 아니면 영원히 실행 못할 것이라고!” 34쪽

책은 제목 그대로 이탈리아 여행기다. 하지만 보통의 기행문과는 달리 우리 삶의 다양한 화두에 대한 성찰을 던지는 게 특징이다. 특히나 직장인과 자유직업, 이 두 가지 삶에 대한 저자의 통찰에 할 말을 잃는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라는 대사로 화제를 모은 <미생>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직장인의 삶이 고달프긴 하지만 유목민의 삶은 몇 배 더 고달프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돌보아야 할 가축들도 병들어 죽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위태롭다. 온정주의는 없고 오로지 차가운 자기 자신의 실력으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 킬러 콘텐츠가 없다면 아무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곳, 그곳이 유목민의 진짜 세계다.” 118쪽

<에디톨로지>의 저자 김정운 교수는 창의력의 비결은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우리 뇌는 고독할 때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와 같은 얘기를 해 눈길을 끈다. 창의력을 고민하는 독자라면 참고해 볼 내용이다.

“혼자 있어야 생각이 고인다. 매사에 양면성이 있어, 사람들 사이에 묻혀 있다 보면 외롭지 않아서 좋지만 반대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고 나만의 독창성이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95쪽

이 밖에도 책에는 저자가 삶과 여행에서 얻은 인생 이야기들을 여기저기 풀어내고 있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마치 숨은 진주를 찾아내듯 그 지혜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이 책의 매력을 더해준다. 저자가 괴테를 통해 그랬듯,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내 삶의 길을 찾게 된다. 길을 잃고 헤매는 그대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인생은 배짱이다. 늘 윗사람의 생각이 뭔지 살피기에 급급하고, 다른 사람 사는 방식을 쫓아가기만 하다가 폭삭 늙는 게 인생 아닌가. 우물쭈물 하다가는 퇴사를 하고 인생도 졸업한다. 실패한 인생보다 더 비참한 것은 눈치만 보는 미지근한 인생이 아닐까.” 225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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