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에게는 '뚱보 박테리아'가 산다
뚱보에게는 '뚱보 박테리아'가 산다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11.2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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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책 <매력적인 장腸 여행>

[북데일리] "100조 마리, 총 2킬로그램 분량 미생물들의 보금자리, 면역세포 80%를 관할하는 곳,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을 비롯해 20여종의 호르몬을 생산, 뇌 다음으로 신경체계가 발달한 기관,"-본문 중에서

​ 장을 제 2의 뇌라고 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장 얘기다. <매력적인 장 여행>(와이즈베리.2014)은 독일의 젊은 의학자 기울리아 엔더스가 최신 연구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몰랐던 '놀라운 장의 세계'를 유쾌하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이다.

 "기껏해야 배설이나 담당한다고 혹은 배속에서 게으름을 피우다 가끔씩 방귀나 뀐다고 괄시 받는다."(17쪽)

​ 책은 이런 인식을 바꿔 놓는다. 저자는 장을 매력덩어리로 본다. 우리 몸 속 박테리아의 99%가 모여 있는 장내 균형이 깨지면 소화불량 변비 같은 장 질환이 따른다고 한다.

​ 특히 놀라운 것은 불안장애나 우울증이 뇌가 아니라 배에서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우리 몸속에 사는 미생물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바꿔준다. 대장은 왜 100조 마리나 되는 미생물들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주는 걸까? 그것은 대장은 영리하기 때문에 위나 소장도 소화하지 못한 찌꺼기들을 각종 미생물들에게 일종의 소화 아웃소싱을 시키는 거라 말한다.

​ 프리바이오틱스는 좋은 박테리아를 지원해 장에 독이 생기는 걸 막아준다. 특히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장에서 나쁜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독성물질을 제대로 해독할 수 없기 때문에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박테리아 독은 피로감과 경련을 넘어 혼수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을 야기한다. 이런 경우 병원에서는 종종 고농축 프리바이오틱스를 처방한다. 그러면 증상이 곧 없어진다."(275쪽)

​ 저자는 프로바이오틱스(몸에 좋은 역할을 하는 살아 있는 균)의 효과적인 복용법도 알려준다. 점차 서구화된 한국인들의 식사에서 식이섬유소의 부족을 지적하며 우엉, 양파, 삶은 감자,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들도 소개한다.

​ 흥미로운 사례는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의 장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장보다 건강하다는 것과 비만인 사람의 장에는 '뚱보 박테리아'가 많은데 이유가 박테리아 구성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 이밖에도 일상생활에서 장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장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배변자세, 식습관, 변비, 구토, 위산역류 같은 장 문제들에 대처하고 예방하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장 미생물을 위한 대체 항생제 사용법 등 장 관련지식을 ​저자의 동생 질 엔더스가 그린 삽화와 함께 의인화 한 내용이 쉽고 재미있다.

  책은 장 지식 프로젝트에 걸맞게 장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싣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동안 생활습관에 대해 생각케 한다. 스트레스, 수면부족, 불규칙한 식사와 과음은 장을 늙게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은 아래서부터 챙겨야 하나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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