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도 거뜬히 물리친 가족애
사춘기도 거뜬히 물리친 가족애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1.22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족이 펼치는 유쾌한 가족 소동극

[북데일리]“가족 이야기는 항상 나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특히 나는 형제관계에 커다란 관심이 있어요. 형제관계는 성인이 될 여러분의 미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가정은 우리 미래의 행동과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작은 사회예요.” -저자의 말 중에서

<나 좀 살려주세요, 우리 형이 사춘기래요!>(소피 리갈 굴라르 지금. 정소미 옮김. 씨드북.2014)는 형제간의 우애를 예리하고 쾌활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동화책이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정하는 제11회 프랑스 로렌 PEP(소외아동 후견연합) 문학상 수상작이다. 표지가 눈길을 끈다. 등치가 큰 남자아이가 커다란 냄비를 뒤집어 쓰고 있다. 냄비 위에 문어가 흐물거리고 있다. 반면 등을 맞대고 있는 작은체구의 남자아이는 백과사전에 몰입해 있다. 표지그림으로 책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는 상상이 든다.

"우리집 가족 수는 일정할 때가 거의 없다. 대개 셋이었다가 다섯이 되고, 때로는 어떤 주말엔 여섯이 되기도 한다! 그럴 대면 집안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9쪽

아홉 살 윌리엄의 ‘퍼즐가족(재구성 가족)' 중 열여섯 살짜리 이복형 그레그와르가 있다. 이 이복형은 자기 엄마와 살다가 격주로 주말에 윌리엄의 집에 오고 윌리엄은 이 형을 자신의 롤모델로 여긴다. 그런데 그레그와르가 1년 동안 같이 살게 되면서 위리엄의 방을 점령하는 것도 모자라 모조리 차지하려 들며, 윌리엄에게 온갖 우스꽝스러운 별명을 붙이고 점점 ‘예측불허’의 행동을 일삼는다.

집안에 싸움이 끊일 날이 없다. 펠릭스와 자기 언니의 심술 때문에 역시 괴로워하는 이웃집 여자아이 앙브르와 함께, 윌이엄은 ‘청소년 구원 모임’을 결성한다. 팔 걷어 붙이기, 내부조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로운 청소년’을 만들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언니들의 소지품을 뒤진다. 아이들의 발견은 아이들을 새로운 질문으로 이끈다.

이 책에는 재구성 가족의 아동들이 가족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독자들은 책을 읽어가는 동안 풍부한 유머와 함께, 아무리 힘들지라도 서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삶은 아름답다는 것을 세련되게 말하는 작가의 의도를 발견할 수 있다.

사춘기는 제2의 인생의 출발선이다. 사춘기시절에는 아이도 부모도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처럼 힘든 시간을 보낸다. 예민한 시기에 가족의 재구성을 통해 관계가 복잡해진 경우라면 더더욱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송 현경 동화작가의 추천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책은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에겐 그 불안하고 외로운 시기를 어떻게 통과해야 할 지, 앞으로 사춘기를 맞이할 아이들에겐 그 시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미리 알려주는 백신(vaccine)과도 같은 책이다. 그리고 부모에게도 질풍노도의 바다를 건너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