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고리로 연결된 가족사랑
단단한 고리로 연결된 가족사랑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1.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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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북데일리] 최근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 한 부모 자녀와 사는 한 부모 가족, 가족중 해외에 나가서 사는 기러기 가족 등등. 이처럼 더 작은 단위로 쪼개지면서 가족들의 의미가 퇴색되기도 한다.

<엄마의 날개>(문영숙 외 2인. 푸른책들.2014)는 다툼을 반복하는 부모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낸 3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제 2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수상작들 역시 뿔뿔히 흩어질 위기에 처한 가족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10년 만에 새 단장 시켜 개정판을 펴내는 까닭은 어떠한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고 서로 돈독히 맺어짐으로써 하나를 이루는 가족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문영숙의 <엄마의 날개>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시내는 또래 애들처럼 학원에 다니지 못한다. 사교육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전업주부였던 엄마는 일자리를 얻는다. 그러나 엄마의 직장에 대해 가족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엄마의 행보는 갈수록 수상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민지의 집을 방문한 시내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동화는 살림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마치 이웃집 모녀의 대화를 듣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자아낸다. 한편으로는 파출부라는 직업을 선택한 엄마가 창피하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긴 엄마를 응원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박혜선 작가의 <그림자가 사는 집>의 양희는 동네에서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한 엄마 아빠가 이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의견은 전혀 묻지 않고 이미 모든 결정을 끝낸 엄마 아빠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이 책은 숱한 거짓과 단절로 점철된 어른들과 순수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그려낸 구성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혼’이야기를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임문성 작가의 <지렁이 대작전>의 재현이 아빠는 부장님께 시달리는 힘없는 회사원이다. 재현이는 지렁이로 직원 가족들이 모두 참석하는 회사 야유회 날, 부장님에 대한 복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이 책은 걸핏하면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대화보다 다툼을 일삼는 성인사회에 아이가 거침없는 직구를 던진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해결한 키워드로 ‘가족’을 제시하며 우리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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