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구절초, 뱀 전설 '세종시 속살'
반달곰, 구절초, 뱀 전설 '세종시 속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10.17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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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암사엔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

[북데일리] “꽃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화향천리 인향만리 花香千里 人香萬里)”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깃든 아담한 산사에서 구절초 향을 맞다보니 시 한 수가 절로 나왔다. 세종시 관광협회는 지난 10일과 11일(1박 2일) 기자들을 초청해 세종시 홍보를 위한 팸투어를 주선했다.

마침 영평사를 찾은 11일에는 ‘구절초 꽃 축제’(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가 한창이었다. 영평사는 세종시 장군산에 위치해 있다.

구절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장군산 기슭 3만평 정도의 꽃 단지에 펼쳐진 구절초는 장관이었다. 봉평의 메밀꽃밭을 연상케 했다.

한방에서 ‘선모초’라고 불리는 구절초는 손발이 찬 여성에게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아하고 소박하면서도 고결한 멋이 넘치는 구절초는 세종시의 이미지와도 부합되는 듯 느껴졌다.

 

첫 날 방문한 곳은 뒤웅박고을에 위치한 ‘전통장류박물관’. 이곳은 전통장류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 야외전시장과 실내전시장을 통해 전통 장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장이 들어있다는 장독 천여 개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설립자의 어머니께서 1950년대 초에 담갔다는 60년 된 한식 간장도 전시되어 있다.

예로부터 우리네 음식은 기본 재료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손맛을 중요시 했다. 이곳 장류 박물관을 둘러보면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먹거리에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장을 보관하는 장독조차도 하루에 두 번씩을 닦아 줬다니 그 정성을 무엇에 비교할까.

 

또한 곰과 나무라는 독특한 소재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수목원 ‘베어트리파크’도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는 10만여 평 대지에 갖춰진 1천여 종에 이르는 꽃과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다. 수목원 내에 위치한 오색연못에는 희귀한 비단잉어들이, 송파원과 식물원에는 고목들과 다수의 희귀식물들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반달곰 동산에서는 수십 마리의 반달곰이 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람이 되지 못한 뱀에 대한 전설을 담고 있는 절 ‘비암사’도 세종시 인근 관광 명소 중 하나다. 극락보전 내에는 화려한 닫집(당가)이 있고 중앙에 매우 큰 아미타불좌상이 안치돼 있다. 1960년 극락보전 앞에 있는 3층 석탑 정상부에서 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국보 제 106호), 기축명 아미타여래제불보살석상(보물 제367호), 미륵보살반가석상(보물 제368호)이 발견되었다. 절 입구에는 800년이 넘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즈넉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 절은 인적이 드물어 호젓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한 ‘금강자연휴양림(산림박물관)’ 역시 이채로웠다. 오르는 길 양옆으로 걸려 있는 다양한 시가 관광객을 반겼다.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중략)” - 오세영 ‘나무처럼’ 중에서

시편을 낭송하며 천천히 올라 황토가 깔린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보면 일상의 걱정과 시름들이 모두 떨어져 나가는 듯했다.  근거리에 있는 ‘창연정’에서는 울창한 숲과 길게 이어진 금강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팸 투어에서는 해설사들이 동행하며 온갖 정보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세종시 이름. 사실 세종시는 세종대왕과는 큰 관련이 없다.

그렇다면 왜 세종시로 정하게 되었을까. 새로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출발하며 충남 연기군 시절 이름을 따서 연기특별자치시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전국 응모를 거친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이름이 세종시였다. 그뿐이다.

다만 세종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최고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본 떠 디자인한 세종시 정부청사는 앞으로 이 도시가 어떻게 비상할지 예감케 할 만큼 웅장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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