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세월호, 사건과 사고의 차이
[책속의 명문장] 세월호, 사건과 사고의 차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10.10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먼 자들의 국가> 중에서

[북데일리] 2014년은 세월호와 함께 기억될 것이다. 그것은 모두에게 잔혹한 기억이다. 동시에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이다. 많은 사람들이 <눈먼 자들의 국가>(문학동네. 2014)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잊기 않기 위해 행동하기 위해 읽는다. 다음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박민규 작가 글의 일부다.

 ‘세월호는 애초부터 사고와 사건이라는 두 개의 프레임이 겹쳐진 참사였다. 말인즉슨 세월호는 선박이 침몰한 ‘사고’이자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중략)

 사고와 사건은 다르다. 사전적 해석을 빌리자면 ‘사고’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을 의미한다. 반면 ‘사건’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주목받을 만한 뜻밖의 일을 의미하는데 거기엔 또 다음과 같은 해석이 뒤따른다. 주로 개인, 또는 단체의 의도하에 발생하는 일이며 범죄라든지 역사적인 일 등이 이에 속한다. 그렇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교통사고를 교통사건이라 불지 않으며, 살인사건을 살인사고라 부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월호 사고와 세월호 사건은 실은 전혀 별개의 시선이다. 나는 후자의 비중이 이루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한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56~57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