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조상은 '부채표 활명수'
'카카오톡'의 조상은 '부채표 활명수'
  • 오명호
  • 승인 2014.09.18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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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브랜드 역사를 되짚어 본다

[북데일리] 우리 토종 ‘브랜드’의 시초는 어떤 제품일까. 아마 이 질문의 답을 정확히 아는 이는 많지 않을 듯 하다. 브랜드를 흔하게 생각하는 통념과 달리 그 역사에는 매우 복잡하고 흥미로운 사연들이 숨어있다. 신간 <브랜드 임팩트>(생각비행.2014)에 관심이 끌리는 이유다.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히트 상품을 통해 브랜드를 말하고, 브랜드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들려준다.

우리 브랜드의 역사는 120년에 이른다. 이 책은 한국 최초의 브랜드 ‘부채표 활명수’에서부터 삼양라면, 모닝글로리, 초코파이, 뽀로로 그리고 메신저 혁명을 이끈 ‘카카오톡’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고 사회 변화를 이끌고 수용한 42개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분석한다.

우리 브랜드의 시작은 ‘식습관’에서 비롯되었다. 책에 따르면 옛날에도 한국인의 입맛은 맵고 짠맛에 길들여져 있었다. 또한 급하게 먹는 식습관 때문에 체기가 자주 발생했다. 조선시대 말기 서울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하던 선교의사 에비슨(O.R. Avison)은 한국인이 위장병이 잦다고 판단했다. 다른 의사들도 이와 유사한 의학 보고를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브랜드 ‘부채표 활명수’의 탄생 배경이다.

책에는 주요 신문 브랜드를 의인화 이미지로 묘사한 내용이 나온다.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다. 구승희 박사라는 분이 국내 중앙일간지 10개 브랜드를 조사하여 ‘한국광고학회보(제7-1호)’에 실었던 내용이다. 그 중 ‘조선일보’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각진 네모형의 얼굴을 지녔으며 키가 크고 가장 남성스러우며 뚱뚱하고 가장 나이 든 외모를 지녔다. 정장이 잘 어울리는 전문직의 이미지를 지녔으며 정치성향은 가장 보수적이다. 성격은 진지하며 매우 강인하나 또한 매우 무뚝뚝하며 성실하거나 세련되지 못하다.” 66쪽

브랜드의 역사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탄생, 성장, 혁신의 과정에는 위기를 극복했던 극적인 요소가 녹아있다.

한국인의 피로를 책임지는 ‘박카스’. 1961년 탄생한 이 브랜드는 한국전쟁 후 건강 상태가 최악이던 국민에게 ‘젊음과 활력!’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했다. 산업화 시대에 들어서는 ‘셀러리맨’의 애환을 담으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건강 지킴이’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1976년 정부가 자양강장제 오남용을 이유로 대중매체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면서 돌연 박카스에 위기가 찾아왔다.

다행히 1993년 문민정부에서 규제가 풀렸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박카스는 ‘음지에서 땀 흘려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진정한 새 한국인이며 동시에 박카스의 주인공이다’라는 콘셉트로 ‘새 한국인 시리즈’ 광고를 만들었다. 국민 브랜드 박카스의 일등공신이다.

이처럼 책은 20세기 격변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경쟁을 물리치고 굳건히 살아남은 토종 브랜드의 저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리하여 앞으로의 우리 브랜드가 나아갈 궁극적인 방향을 제시한다.[북데일리] 우리 토종 ‘브랜드’의 시초는 어떤 제품일까. 아마 이 질문의 답을 정확히 아는 이는 많지 않을 듯 하다. 브랜드를 흔하게 생각하는 통념과 달리 그 역사에는 매우 복잡하고 흥미로운 사연들이 숨어있다. 신간 <브랜드 임팩트>(생각비행.2014)에 관심이 끌리는 이유다.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히트 상품을 통해 브랜드를 말하고, 브랜드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들려준다.

우리 브랜드의 역사는 120년에 이른다. 이 책은 한국 최초의 브랜드 ‘부채표 활명수’에서부터 삼양라면, 모닝글로리, 초코파이, 뽀로로 그리고 메신저 혁명을 이끈 ‘카카오톡’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고 사회 변화를 이끌고 수용한 42개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분석한다.

우리 브랜드의 시작은 ‘식습관’에서 비롯되었다. 책에 따르면 옛날에도 한국인의 입맛은 맵고 짠맛에 길들여져 있었다. 또한 급하게 먹는 식습관 때문에 체기가 자주 발생했다. 조선시대 말기 서울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하던 선교의사 에비슨(O.R. Avison)은 한국인이 위장병이 잦다고 판단했다. 다른 의사들도 이와 유사한 의학 보고를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브랜드 ‘부채표 활명수’의 탄생 배경이다.

책에는 주요 신문 브랜드를 의인화 이미지로 묘사한 내용이 나온다.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다. 구승희 박사라는 분이 국내 중앙일간지 10개 브랜드를 조사하여 ‘한국광고학회보(제7-1호)’에 실었던 내용이다. 그 중 ‘조선일보’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각진 네모형의 얼굴을 지녔으며 키가 크고 가장 남성스러우며 뚱뚱하고 가장 나이 든 외모를 지녔다. 정장이 잘 어울리는 전문직의 이미지를 지녔으며 정치성향은 가장 보수적이다. 성격은 진지하며 매우 강인하나 또한 매우 무뚝뚝하며 성실하거나 세련되지 못하다.” 66쪽

브랜드의 역사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탄생, 성장, 혁신의 과정에는 위기를 극복했던 극적인 요소가 녹아있다.

한국인의 피로를 책임지는 ‘박카스’. 1961년 탄생한 이 브랜드는 한국전쟁 후 건강 상태가 최악이던 국민에게 ‘젊음과 활력!’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했다. 산업화 시대에 들어서는 ‘셀러리맨’의 애환을 담으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건강 지킴이’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1976년 정부가 자양강장제 오남용을 이유로 대중매체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면서 돌연 박카스에 위기가 찾아왔다.

다행히 1993년 문민정부에서 규제가 풀렸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박카스는 ‘음지에서 땀 흘려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진정한 새 한국인이며 동시에 박카스의 주인공이다’라는 콘셉트로 ‘새 한국인 시리즈’ 광고를 만들었다. 국민 브랜드 박카스의 일등공신이다.

이처럼 책은 20세기 격변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경쟁을 물리치고 굳건히 살아남은 토종 브랜드의 저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리하여 앞으로의 우리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바야흐로 브랜드 시대다. 이제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한다. 제품은 사라져도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다.

명성이 주어지면 책임도 따른다. 우리 기업과 브랜드에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저자는 ‘이제 기업과 브랜드는 책임 있는 자세와 과학적 합리성 그리고 나름의 예술적 감각을 기초로 하여 현실성 있는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창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브랜드 존재의 목적은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이며 ‘브랜드가 속한 사회’다. 바로 이것이 한국과 세계를 선도해나갈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의 시작이며 새로운 브랜드 임팩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395쪽
바야흐로 브랜드 시대다. 이제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한다. 제품은 사라져도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다.

명성이 주어지면 책임도 따른다. 우리 기업과 브랜드에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저자는 ‘이제 기업과 브랜드는 책임 있는 자세와 과학적 합리성 그리고 나름의 예술적 감각을 기초로 하여 현실성 있는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창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브랜드 존재의 목적은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이며 ‘브랜드가 속한 사회’다. 바로 이것이 한국과 세계를 선도해나갈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의 시작이며 새로운 브랜드 임팩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3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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