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의 끈끈한 자식사랑
팔색조의 끈끈한 자식사랑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9.02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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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 학생의<팔색조의 육아 비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고 화려한 직업이 부모라고 들었습니다. 팔색조는 그 직업을 잘 이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랑을 주고 먹여주면 돌아오는 것은 사랑으로, 어찌 보면 가장 행복한 직업이 아닌가요? 팔색조는 그걸 아는지 천천히 먹이를 주고 빠르게 날아갑니다."(166쪽)

[북데일리] <팔색조의 육아 비밀>(자연과 사람.2014)을 쓴 저자는 경남 남해에 사는 박진석 학생이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조류학자가 꿈이며 100여 종의 야생조류의 신비세계를 수백 종의 사진과 함께 쓴 탐조일기<새와 함께 꿈을 꾸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새 이야기다. 

 저자는 환경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 204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희귀종 팔색조를 찾아 알의 부화에서 성장의 전 과정을 160여 장의 생생한 현장사진과 함께 생동감 있게 들려준다. 함께 작업한 생태사진작가 장성래씨와 40년이란 나이 차가 있지만 새를 향한 마음으로 2년여 동안 공동작업을 할 만큼 든든한 동지이다.

 "저희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는 팔색조 서식지 보호입니다. 기본적인 수칙도 모르고 단지 예쁘고 귀하다는 이유만으로 다가오려고 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사무실로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녀와 팔색조에게 부끄러움을 가져야만 합니다. 자연을 생각하는 분들은 그러한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73쪽)

​ 여덟 가지의 색을 지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팔색조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저자는 책에서 팔색조가 세상에 살아남아 계속 번식하도록 서식지를 보호하고 개체수 관리가 필요한 새라고 말한다.

 책에는 팔색조들이 알을 낳은 뒤 부화시키고, 먹이를 잡아 새끼들에게 먹여 주며, 다 자란 새끼​들이 둥지에서 나와 창공을 날기까지의 육아 과정을 생생한 현장 사진과 함께 민낯에 가까울 정도로 자세하게 공개한다. 

 특히 관찰 과정에서 어미가 새끼들에게 먹이기 위해 지렁이를 입에 물거나 새끼들의 똥을 물고 멀리 날아가서 버리는 팔색조를 보고 '자식 사랑'을 묘사하는 부분도 그렇고, 부모새가 어떤 위험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 채 먹이를 달라고 보채는 노란 부리의 새끼들을 보고 자신의 철없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장면은 대견하고 놀랍다.

​ 현재 새에 미쳐서 매일 새들을 관찰하고 촬영 기록하며 탐조일기를 쓰고 있는 저자는 이번 육아 비밀 이야기를 계기로 국립공원과 여러 단체의 지원을 받아 보호활동을 시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어린 새박사 박진석 학생은 세상에 새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무척 행복해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알고 꾸준히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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