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속마음 들여다 보기
아이 속마음 들여다 보기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8.3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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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에서 자녀교육 열쇠 찾아

[북데일리] 아이들이 십 대가 되면 방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다. 물건에 손만 대도 화를 내고 엄마를 쏘아보기도 한다. ‘가출하고 싶다’는 말이라도 할 때면 부모 마음은 철렁 내려 앉는다. ‘뭐가 잘 못된 걸까?’. 붙들고 대화라도 하려면 가시 돋친 말로 콕콕 찌르고 조폭처럼 험악한 얼굴로 대화는 물건너 간다. 아이 속마음을 청진기처럼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를 읽는다는 것>은 십대의 문턱에 선 아이들의 속마음을 가장 잘 그려낸 40편의 어린이. 청소년 문학을 통해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방법을 보여주는 안내서이다. 저자는 출판 칼럼니스트로 자녀에 대한 고민에 빠진 부모들에게 “어린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한다. 어린이 책이야말로 내 아이의 생각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훌륭한 자녀교육서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무조건 부모를 믿고 의지하지만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할 때는 미울 때가 있다. 하지만 체격이 작으니 부모의 잔소리나 강제적으로 시키는 일을 꾹 참고 한다. 목소리도 작고 체격도 작으니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이럴 때 아이들 심리를 잘 엿볼 수 있는 책이 있다. 저자는 미하엘엔데의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소개한다.

아홉 살 여자아이 렝켄은 부모님의 잔소리를 견디다 못해 요정부인을 찾아 가 부모의 키를 작아지게 해달라고 말한다. 요정부인은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처방해준다. 렝켄의 부모님은 렝켄의 요구를 거절할 때마다 키가 반으로 줄어든다. 마음대로 생활하던 렝켄의 낙원도 잠시, 어린 렝켄은 부모의 보호가 필요했다. 부모의 키를 돌려 놓기 위해 이번엔 렝켄이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먹는다.

이 책은 이중적 심리를 지닌 아이들에게 죄책감 없이 부모를 난쟁이로 만들어보는 카타르시를 선사한 것이다. 아이들은 왠만해선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부모님을 미워한다는 것은 죄책감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상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처리한다.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내 아이도 나에게 어느 순간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몰래 먹이는 건 아닌지 잘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무관심’으로 좋은 대학에 가는 세상이고 실종된 강아지는 찾아도 아빠는 찾지 않는 게 요즘 세태라지만 그 일이 우리집에서 일어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151쪽

아들을 둔 엄마라면 공감될 것이다. 사춘기 아들과 아버지가 얼마나 불편한 관계인지. 덩치가 커진 아들은 자신이 어른이라 생각하며 아버지를 가르치려 하고 아버지는 여전히 아들을 어린아이로 보는데서 오는 불협화음으로 가끔씩 집이 시끄럽다. 불편한 관계가 오래갈까 걱정되지만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고 지혜를 잘 발휘한다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부모와 자식사이가 불편할 때 읽을 만한 책으로<황금열쇠의 비밀>을 처방한다. 코끝이 찡해지는 책이다.

주인공 잭은 어느 날, 학교관리인으로 있는 아빠를 부끄러워 한다. 아빠는 서운하다. 하지만 잭에게 권위를 내세우는 대신 젊은 시절 대학을 진학하지 못한 사연과 할아버지에게 ‘교활한 장사꾼’이라고 화를 냈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잭은 아빠의 삶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책에는 아이의 성장통을 이해하고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경험에서 우러난 사례들을 담고 있다. 아이 문제로  상담실을 찾기 전에 아이들 책을 읽어 본다면, 가끔 낯선 괴물(?)같은 아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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