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아이 뇌의 '밥'이다
'놀이'는 아이 뇌의 '밥'이다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7.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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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알려준 아이에 대한 새 생각

[북데일리] “머리만 키우겠다는 조급한 부모들을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썼다. 아이들이 먼저 몸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부모다. 그 몸을 만드는 것은 놀이다. 몸이 만들어지면 머리는 자연스럽게 속이 찬다.”-편해문(놀이운동가)추천사

<조급한 부모가 아이뇌를 망친다>(신성욱.어크로스.2014)는 부모들의 불안을 이용한 교육 산업을 비판하고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녀를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을 위한 자녀교육 지침서다.

사람의 뇌는 파충류의 뇌, 감정의 뇌, 생각하는 뇌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의 감정의 뇌는 생물학적으로 생존에 훨씬 유리하다. 감정의 뇌를 통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결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같은 고등 영장류의 경우 감정의 뇌가 매우 탁월하게 발달되어 있다. 그런데 지나친 학습으로 감정의 뇌가 망가진 사례를 제시한다.

진우는 영어 영재로 불렸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듣고 태어난 진우는 영어 유치원에서 우리말보다 먼저 영어를 배웠다. 전국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11살이 되자 학교 생활을 힘들어 하고 외톨이 증상, 무기력증이 나타났다. 병원을 찾은 진우는 대뇌변연계가 손상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렇다면 진우 뇌는 왜 손상되었을까.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이들이 발달 단계에 맞는 적절한 자극 대신 과도한 자극, 즉 문자 학습 등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 결과 뇌에서 코스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됩니다. 이 코르티솔이 신경세포의 발달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아이뇌에 천적입니다”-41쪽

이 밖에도 독서영재로 키우려다 유사 자폐 진단을 받은 민우 사례도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민우엄마는 민우를 지성과 감성이 겸비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18개월부터 25개월까지 수천 권의 책을 읽어 주었지만 아이는 36개월에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는 당장 독서영재법을 포기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민우는 한 달에 한 두 번씩 병원에 다닐 정도다.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서 검증되지 않고 걸러지지 않은 교육정보들이 엄마들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그 피해를 아이들이 받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내 아이가 영재가 아니라고 다른 아이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불안해할 이유는 없다. 조기교육은 어른의 욕망일 뿐 아이들과 눈 맞추고 이야기 하고 깔깔거리며 함께 놀아주는 것이 어떤 교육보다 아이에게 좋을 것이다.

인간은 평생에 걸쳐 뇌를 발달시킨다. 그 방법 중의 하나인 독서는 다양한 정보원, 특히 시각 영역과 청각, 언어, 개념 영역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는 뇌의 능력에 의존하다. 미국 터프츠대 울프교수는 글자를 일찍 가르치는 것을 경계한다.
“네 살이나 다섯 살이 되기 전 아이들에게 독서(문자를 통한 책 읽기)를 가르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경솔한 일이며 많은 경우 역효과를 낼 수 있다.”-173쪽

부모들은 아이들이 똑똑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릴 때부터 과도하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학습지를 시키고 학원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아이의 뇌가 건강한 인간의 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인간의 방식을 탐구하고 배우고 익힌다. 뇌과학은 '마음껏 놀기(free play)'에 주목하고 연구한 결과, 놀이는 아이의 뇌발달을 위한 핵심 요소, 즉 아이의 뇌를 자라게 하는 ‘밥’과도 같다는 사실을 알려준다.”-189쪽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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