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알면 '생각의 실체'를 안다
감각을 알면 '생각의 실체'를 안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06.25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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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감각 활용법

[북데일리] “나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감각을 체계적으로 탐구하려고 한다. 아울러 세상이 발산하는 색채에 대한 감각적 체험, 인간 스스로 지니고 있다고 확신하는 합리적 정신, 아울러 우리 자신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고 믿는 생각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드러내려 한다. 왜 따뜻한 온도가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친절하게 만드는지, (중략) 왜 시험보기 전에 샤워를 하면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지, 반면 왜 세정제 향 같은 산뜻한 냄새가 도덕적 행동을 촉진시키는지를 증명하려 한다.” (p.7~p.8)

신간 <센세이션>(시공사. 2014)에 실린 저자의 머리말이다. 책은 우리의 감각이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온도나 색깔, 딱딱하거나 푹신한 감촉, 가볍거나 무거운 무게, 밝거나 어두운 정도, 가깝거나 먼 거리 등관 관련된 이야기가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이론을 통해 설명된다.

먼저 온도가 현실 세계에서도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저자는 실제로 자신의 집을 팔 때 구입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따뜻한 홍차를 대접받고 자신들이 원했던 금액보다 그들이 원하는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한 경험이 있다.

“따뜻한 커피가 담긴 잔을 들고 있을 때 발휘된 힘을 살펴보자. 엘리베이터에서 뜨거운 잔을 몇 분 동안 쥐었던 참가자들이 사람 A에 대해 관대하고 배려가 있으며 온화하다고 평가한 경우가, 차가운 커피를 쥐었던 참가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차가운 잔을 잡았던 참가자들은 사람 A에 대해 과민하고 비사교적이며 이기적이라고 판단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p.24)

이는 신체에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면 대인관계와 관련해 훈훈한 마음을 촉진시킨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인간은 타인에 대해 반응할 때 온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이것을 첫 데이트를 할 때, 비즈니스 미팅과 같은 중요한 순간에 활용해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푹신하거나 딱딱한 감각에 대한 실험도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 공화당원(또는 공화당 지지자)은 경제나 대외 관계, 낙태나 동성결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더 강경한 견해를 보이고, 민주당원(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훨씬 딱딱하다고 간주된다. 반면 민주당원은 푸근하고 동정심이 많으며 공감 능력도 훨씬 뛰어나다고 인식된다.

“(실험) 참가자들은 말랑말랑한 공 또는 딱딱한 공을 꽉 쥔 상태에서 사진 속 인물들의 정당 지지 성향을 각각 알아맞혀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중략) 말랑말랑한 공을 꽉 쥔 사람들은 사진 속 사람이 민주당원이라고 판단한 경우가 딱딱한 공을 잡은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

그 다음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한 교수를 찍은 사진을 보고 물리학자인지 역사학자인지 구별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한 집단은 말랑말랑한 공을 꽉 쥐었으며 다른 집단은 딱딱하고 저항력이 있는 공을 쥐도록 했다. 말랑말랑한 공을 쥔 사람들에 비해, 딱딱한 공을 쥔 참가자들이 사진 속의 사람을 물리학자라고 이야기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p.52~p.53)

이와 함께 책은 빨간색, 향기, 달콤한 사탕이나 초콜릿의 힘에 대한 이야기 등 그간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감각’들이 우리의 결심과 상관없이 일상생활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저자 ‘살마 로벨’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심리학자이자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 심리학부 교수다.

그녀는 자신이 생활 속에서 겪었던 일들을 들려주고 연구를 통해 객관적이라 생각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일반 자기계발서류와는 다른 책이지만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 활용하면 좋을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호감을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오늘 당장 따뜻한 차나 커피 한 잔을 같이하는 것도 좋겠다.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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