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 책이 서점 매대에 진열되기 까지
한 권 책이 서점 매대에 진열되기 까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06.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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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의 책 입고와 진열 과정

[북데일리] 대한민국 대표 서점 교보문고 광화문점에는 하루에 보통 2만권 이상의 책이 입고된다. 물류센터에서 하루에 4번 정도 배송되고, 한 번에 6천권 정도 도착한다. 이렇게 많은 책은 어떻게 분류되고 어떤 방식으로 매대에 진열될까?

물류센터 배송차량 편에 도착된 책 박스들,
먼저 교보문고 매장에서 책이 판매되면 출판사에 주문이 나간다. 예전에는 주문을 수동으로 했으나, 지금은 판매된 만큼 재고도 자동으로 계산돼서 출판사에 전달된다. 출판사 중에는 교보문고와 직거래를 하는 곳이 있고, 배본대행업체를 통해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주문을 받으면 교보문고 물류센터(파주 위치)로 책을 보낸다.

교보 물류센터에서는 각 지점에서 주문 받은 대로 책을 Sorting m/c(분류기)을 통해 자동 분류해 지점에 배송한다. 보통 책은 박스 당 30권 정도, 200박스가 하루에 4번 정도 입고된다. 이 경우 6천권이 되고, 총 4회면 하루 2만4천권 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층에 설치된 컨테이너를 통해 해당 매장으로 이송중인 박스

책을 넣는 박스에는 각각의 바코드가 붙어있다. 이 바코드에 정보 값을 미리 넣어준다. 배송 차가 교보문고에 도착해 박스가 컨베이어 위에 놓이면 바코드가 스캔되고 이송이 된다. 이때 바로 재고 등록이 되고 책들은 어린이, 외국서적, 자연, 문학, 예술 등 각 파트로 자동 이송된다. 이는 예전보다 매우 신속하게 고객들에게 도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자나 음료처럼 소품종 다량인 경우는 물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가 쉽다. 반면 책은 두께와 사이즈도 각각 다르고, 다품종이어서 처리가 까다롭고 어려운 편에 속한다. 기계 도입 초기에는 앞의 이유들 때문에 센서에서 책을 제대로 거르지 못해 처리가 제대로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문제가 다 개선된 상황이다.


컴퓨터 모니터 상에 박스의 실시간 이송 상황이 디스플레이 되는 모습
매장의 각 파트 천장과 측면에는 레일이 설치되어 있다. 박스는 이 레일을 타고 자동으로 도착된다. 병원에서 진료 챠트가 레일을 타고 천정에서 전달되는 모습이 연상된다. 


지하 1층 예술 파트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책 이송 장치

책을 접수한 매장 직원들은 매대에 진열을 한다. 1차 기준은 판매 위주로 한다. 각 분야 신간 코너에 15일 정도 진열한다. 판매가 잘되는 책은 각각 자기 섹터에 맞는 평대에 위치를 잡는다. 안 팔리는 책은 1~2권 만 서가로 비치되고 나머지는 물류센터에 반품된다.

평대 진열은 담당자들이 한다. 종류가 유사한 것끼리, 여행 책 경우 같은 나라 책을 보기 편하게 진열한다. 판매가 잘되거나 담당자들이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놓기도 한다. 그들은 책을 고객들이 보기 좋게 진열하려고 애 쓰고 위치도 자주 바꿔준다. 
 

책 진열에 대해 설명 중인 김 용욱 예술파트장
해당 출판사에서 광고비를 내고 광고하는 경우는 매대에 별도로 표시를 한다. 서점은 출판사가 제안하는 가격할인이나 선물증정 같은 이벤트 제안서 받아서 진행하기도 한다. 참고로 최근 교보문고는 이벤트 대상 그림 관련 책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展’ 관람 티켓을 제공하고 있다.

그림 책 관련 행사 광고모습
책의 발자취를 알아보는 일은 몹시 흥미로웠다.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그의 일거수일투족 소소한 것 까지 모든 게 궁금해 지는 법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흔히 접할 수 없는 책의 또 다른 모습을 보니 더 사랑하게 된다. 하루에 입고되는 그 많은 책 중 과연 독자들에게 선택되는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점점 책이 안 팔린다는 요즘, 또 다른 궁금증이 일었다. <정미경 기자> (도움말 주신 분, 김 용욱 교보문고 광화문점 예술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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