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수화는 마음의 언어
[책속 명문장] 수화는 마음의 언어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5.06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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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손> 중에서

[북데일리] <아버지의 손>(마이런 얼버그.연암서가)는 소리를 듣는 아이와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가 나누는 따뜻한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의 첫 언어는 수화였다’. 주인공 얼버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입과 귀가 되어준다. 이 집에서 수화로 대화하던 소년이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감동한 저자의 느낌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나의 첫 언어인 수화의 단어들과 큰 대조를 이루었다. 수화는 손의 모양과 위치, 얼굴 표정과 몸짓이 동시에 살아 있는 시각적인 언어였다. 그것은 나에게 가장 아름답고도 풍부한 표현을 갖춘 몸의 언어로 하나의 몸짓으로 천 개의 단어를 말 할 수 있었다.(중략) 단어의 의미는 내 눈을 통해 한 순간에 전체로서 들어왔다.

인쇄된 단어들은 전혀 달랐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단어들을 익히면서 나는 글만의 매력을 발견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속으로 그 단어를 소리 내어 읽어 보는 재미에 빠졌다. 모든 단어가 하나의 음표처럼 느껴졌으며 한 단어의 소리와, 어려 단어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소리의 아름다움에 나는 매혹되고 말았다. 하나의 완전한 문장이 만들어내는 멜로디는 그 중에서도 최고였다.

수화가 마음의 언어였다면 글은 정신의 언어였다. 수화는 하나의 완결체로 흡수되며 의미와 더불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글은 이해하거나 옮기기 위해 사고가 요구되는 언어였다.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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