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사랑의 유통기한은 3년
[책속의 명문장] 사랑의 유통기한은 3년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04.16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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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중에서

 [북데일리] <사랑의 역사>(김영사. 2014)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34편의 소설 작품을 선별하여 사랑의 가치와 의미, 성장과 인생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다. 책 속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가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이혼녀 ‘폴’에겐 몇 년째 만나고 있는 40대 사업가 애인 ‘로제’가 있다. 어느 날 폴은 연하의 남자이자 수습 변호사인 ‘시몽’으로부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짧은 문장이 적힌 속달우편을 받는다. 그 짧은 의문문이 서른아홉 살의 이혼녀 폴의 마음을 뒤흔들어놓는다. 현실 저 너머에 있는 희망을 가리고 있던 칙칙한 커튼 자락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처럼. 시몽은 폴에게 사랑고백을 한다.

“사랑을 그대로 지나치게 한 죄, 행복해질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은 사형에 처해야 마땅하지만 특별히 당신에게 고독에 처하는 선고를 합니다.” (p.204)

젊고 순수한 청년 시몽으로 인해 폴은 행복했지만, 그 찬란한 사랑의 기쁨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방치된 채 외롭지만 버려지지는 않을 것 같아 로제를 선택한다.

“예부터 지금까지 많은 독자가 사랑의 영원성을 그린 작품에 열광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위대한 개츠비>, <춘향전>처럼 사랑의 영원성을 다룬 작품은 언제나 환영받았다.

그러나 1959년의 독자들은 사랑의 덧없음을 그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도 열광을 보내주었다. 영원성과 덧없음이 사랑의 두 얼굴이라는 것을 현대의 독자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우리의 꿈이라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사랑은 우리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믿으세요?”

1959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출간했을 때 한 인터뷰 기자의 질문에 사강은 이렇게 대답했다.

“농담하세요? 제가 믿는 것은 열정이에요. 그 외에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사랑은 2년 이상 안 갑니다. 좋아요, 3년이라고 해두죠.”

사랑의 덧없음을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한 작가. (중략)

“내일 배고프지 않기 위해 오늘을 굶는 것은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10년 후에 버려지지 않기 위해 오늘의 사랑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p.206~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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