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드뷔시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드뷔시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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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첫 번째 Classic(클래식)>

 

[북데일리] ‘클래식’하면 보통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클래식은 우리의 생활 속에 가까이 있다. 즐겨보는 드라마나 영화, 라디오를 통해 수없이 많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 첫 번째 Classic(클래식)>(컬처그라퍼. 2014)은 클래식이 낯선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서다.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헨델에서부터 모더니즘 시대의 스트라빈스키까지 클래식의 대가 16명이 등장한다. 책은 그들의 음악에 얽힌 에피소드와 클래식의 역사, 클래식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화와 함께 소개한다.

먼저, 베토벤의 날카로운 지성,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사랑, 리스트의 양면적인 성격 등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알고 난 후 클래식을 들으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어렴풋하게 떠오르기는 하지만 분명치는 않은, 잡힐 듯 하다가 사라져 버리는 꿈과도 같은 음악을 작곡한 인상주의 음악가 드뷔시.

“이 무렵 드뷔시는 몽마르트에 거주하며 피아노 교습으로 근근이 먹고살면서 작곡을 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얼마 전부터 인상파 화가들로부터 얻은 강렬한 영감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모두가 예찬하는 바그너의 음악도 그에게는 식상했고, 한때 새로운 돌파구라고 열광했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음악에서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던 참이었다. 어떤 음악도 더 이상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만 같았지만 엉뚱하게도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서 출구를 발견했다.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던 그는 ‘현대적인 음악이란 이런 것’이라고 확신하며 말라르메의 동명 시를 바탕으로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만들었다. 몽환적이고 관능적인 드뷔시의 음악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p.219~p220)

또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속에 흘렀던 클래식을 귀 기울여 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클래식을 모티프로 이뤄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다룬 <말할 수 없는 비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장면과 맞물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 비운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이야기를 다룬 <샤인> 등 영화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제2차 세계대전과 유태인 학살을 겪은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피아니스트The pianist, 2002>. 수많은 유태인들이 고국을 떠나는 거리 뒤로 쇼팽의 유작으로 알려진「녹턴 제20」번이 흐른다.

“이 영화를 명작으로 만든 결정적 장면은 유대인 피아니스트 스필만이 독일 장교 호젠펠트 앞에서 쇼팽의 「발라드 제1번 (Op. 23)」을 연주하는 부분이다. 이 곡은 쇼팽의 유물 중에서 발견된 곡으로 그의 청년기 작품이며, 1895년에 출판되었다. 쇼팽은 모두 4곡의 발라드를 작곡했다. (중략)  당시 스물여섯 살이었던 쇼팽은 애국 시인인 미키에비츠의 작품을 바탕으로 곡을 작곡할 만큼 조국에 대한 사랑이 컸고,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20대 초반에 고국을 떠나 프랑스로 온 쇼팽은 폴란드의 복잡한 정치 상황 탓에 끝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평생 타향살이를 하다 생을 마감했다.” (p.235)

특히, 마지막 장 ‘단번에 좋아지는 클래식8’에서 소개되는 곡들도 인상적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의 <The Piano Player> 앨범 중 「크로아티아 랩소디」, 일본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가 들려주는「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김연아 선수의 쇼트프로그램 음악으로 유명한 카미유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등 이다. 책에는 QR 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이 음악들을 검색해 바로 들어 볼 수도 있다. 책의 각 장은 일러스트와 만화를 통해 짤막하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따사로운 봄날, 매혹적인 클래식의 향연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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