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이다. 소로가 호수의 얼음과 해의 길이를 관찰하듯 자연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는 이는 몇이나 될까? <고독의 즐거움>(에이지21. 2013)통해 누구나 월든 호수와 소로의 오두막을 상상한다. 최소한의 것들로 영위할 수 있는 검박한 삶에서 그가 얼마나 충만한 생활을 이어나갔는지 말이다.
소로는 정말 자연에 속한 삶을 살려고 한 것 같다. 그러니 그는 혼자 있었던 게 아니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존재와 함께 있었던 것이다. 짧은 문장으로 마주하는 그의 철학은 많은 것을 소유하여 번잡한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살아가는지 말이다. 더 많은 것을 갖고자 욕심을 부리고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절망하고 분노하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궁극적인 행복을 위한 사고일까?
‘인생은 움직임이다. 움직이려 하는 것이 바로 노력이다. 거기에서 도를 넘은 욕망과 게으름은 생길 수 없다.’ 112쪽
우리에겐 고독의 즐거움이 필요하다. 남들처럼 혹은 남들보다 잘 살아야 한다는 의식으로 채워진 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 내밀한 나만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소로는 타인을 의식하여 시류를 따른다는 이유로 삶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할 수 있을까.
‘진리는 여기에 있다. 지금 여기서 내가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하자. 사람들은 태양계 저쪽 먼 곳, 지구에서 가장 먼 별 저편, 혹은 아담 이전의 시대, 인류 최후의 어느 때 어딘가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원 속에 진실하고 숭고한 것이 있다는 생각은 옳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과 장소, 기회는 모두 지금 여기에 있다.’ 34~35쪽
우리는 아름다운 삶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때로 부정한다. 닿을 수 없는 미래의 어느 날의 행복을 위해 순간을 놓치고 있는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한다. 소로처럼 숲 속에서 생활하면서 그것을 찾을 수는 없지만 그의 글을 통해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면 삶이 주는 더 많은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어제와 같은 하루가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는지 묻게 만든다. 소로와 같은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더욱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