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책의 진실
우리가 몰랐던 책의 진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1.2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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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신>...책에 대한 담긴 수많은 의미

 [북데일리] 강창래의 <책의 정신>(알마. 2013) 은 책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이란 부제가 설명하듯 우리가 몰랐던 책의 진실에 대해 들려준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다섯 가지다. 첫 번째 책을 바라보는 관점, 즉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 두 번째 아무도 읽지 않는 책, 세 번째는 고전은 정말 위대한가? 네 번째는 인간에 대한 오해를 불러오는 이론을 다룬 책, 다섯 번째는 책의 운명에 관한 것이다. 얼핏 어려운 주제가 아닐까 싶지만 저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첫 번째 질문 <좋은 책이라 어떤 책인가?> 에서는 프랑스대혁명과 루소에 관한 이야기다. 루소의 <사회계약설>은 정말 유명한 책으로 많은 이들이 읽었을까?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결코 아니다. 그 책이 아니라 포르노에 가까운 연애소설인 <신 엘로이즈>로 유명했다. 사람들은 가난한 평민 출신의 남성과 귀족의 외동딸이 주인공인 이 소설을 통해 귀족과 평민의 계급이 아닌 모두 같은 감정을 지닌 인간임을 확인한다. 프랑스대혁명의 평등이라는 키워드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가 배웠고 알고 있는 책에 대한 진실, 정말 믿어도 좋을까?

 두 번째로 <아무도 읽지 않는 책> 에서는 코페루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소개한다. 매우 어려워서 읽은 사람이 극소수지만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시작으로 천동설이 아닌 지동설을 주장하여 재판을 받았지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알려진 갈릴레오가 등장한다. 신이 중심이었던 교황의 시대에 지동설은 금기였을 것이다. 만약 지동설을 받아들였다면 코페루니쿠스의 책은 다시 쉽게 출간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국의 영웅인 뉴튼의 <프린키피아> 도 같은 이유로 일반 독작에게는 읽히지 못했고 프랑스의 뉴튼이라 불리는 라플라스의 <천체역학>은 쉽고 명료하여 현재로 그의 이론이 더 유용하게 쓰인다.

 세 번째 질문인 <고전은 정말 위대한가?> 는 대중들이 궁금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들의 기록은 시대상의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러니까 제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말이다. 원본은 찾을 수 없으니 전해지는 과정에서 분명 변화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무조건 고전은 위대하다는 건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객관성의 칼날에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오해’ 란 독특한 부제가 붙은 네 번째 질문은 우성학에 대한 이야기다. 히틀러로 대표되는 우월한 인종을 만들기 위해 인간을 이용한 이들의 잔인한 실험과 신뢰를 얻을 수 없는 실험 결과에 대한 이론서를 소개한다. 연구 달성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 책으로 극단적인 환경론을 펼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가 있다. 여전히 우생학을 최고로 여기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통감할 뿐이다.

 마지막은 책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목표였다는 말이다. 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 이야기가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부정한 세상을 바로 세우는 도화선 역할을 한다. 책을 불사르는 이유도 그것이다. 통치자에게 책은 가장 중요한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책은 적의 상징물이었고, 피통치자에게 자기 권리를 깨치게 하는 것이어서 통치자에게는 성가신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책은 통치자에게 더 잘 통치하기 위한 지혜를 주는 생명과 영혼의 샘물 같은 것이었고, 잘만 활용하면 피통치자를 길들이는 데에도 더없이 좋은 도구였다. (…) 책은 지혜의 화신이기 때문에 적의 것이라면 훔치거나 빼앗아서 내 것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불살라버려야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책은 정신적인 사치를 보여주는 상징물로서, 한때 무척이나 비싼 물건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탐욕과 소유욕을 자극했다.’ 339~340쪽

 한 권의 책에 대한 담긴 수많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독자 스스로가 답을 찾는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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