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황과 성장 이야기에 공감
청소년 방황과 성장 이야기에 공감
  • 임채연 시민기자
  • 승인 2014.01.15 0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를 읽고

[북데일리] 유쾌하고 때로는 시련도 닥치는, 청소년의 성장과정을 나타낸 책이 나왔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동화작가로 유명한 고정욱이 펴낸 이 책은 청소년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재미있게 나타냈다.

제목을 보면 어떤 청소년의 가출생활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읽고 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많은 일들을 겪으며 진짜 사라지는 무언가를.

180센티미터의 큰 키와 덩치로 스톤이라는 폭력서클에 들어간 주인공 황재석은 소위 학교의 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배경에는 가정불화와 가난이라는 것들이 숨겨져 있었다. 그는 잘못하지도 않은 일에 연루되어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노인복지관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노력과 끈기 등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열일곱 살 까칠하고 다른 것엔 흥미 있는 것도 없어 오직 싸움밖에 할 줄 몰랐던 황재석은 자신의 배경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메이커 운동화 하나 없어도 비싼 옷 하나 걸치지 않아도 아빠가 없는 것도 어두운 반지하방에서 사는 것도 그곳에서는 창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주먹의 힘을 키웠다. 공부보다 싸움이 좋았다. 주먹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했다.”

그러나 그는 자원봉사를 통해 아무리 귀찮고 쓸데없는 일 같아도 모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배웠고,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어리석은 짓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담배를 끊었고 서클도 나오겠다고 했다. 서클을 나오려면 삼백 대를 맞아야 했지만, 그에게는 이미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그는 앞으로의 꿈을 키운다.

‘어쩌면 알에서 깨어난 새로운 모습의 자신을 꿈꿀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면 사라지고 없을 까칠했던 과거의 자신을 추억할 것이다. 가끔은…….’

자신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석은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한다. 이 소설은 부모의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 자아 정체성의 혼란, 학교 내 폭력, 이성교제 등 우리 청소년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작가가 실제로 청소년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현실적인 캐릭터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지금도 청소년들은 쉽사리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하고, 폼 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려고 든다. 특히 어려서부터 가정불화가 있었거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던, 그런 청소년들은 상처가 많다. 그들은 자신을 포장해 아무도 그 상처를 건드릴 수 없게 만든다. 이 책 주인공 황재석 같은, ‘일진’이라던가 ‘짱’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그런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청소년기에 이 책은 그 마음을 공감해주며 보듬는 좋은 소설이 될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