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시간 속에 죽은 아내가?
그녀의 시간 속에 죽은 아내가?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1.01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맨스의 대가 기욤 뮈소의 『내일』

 

[북데일리] ‘나 자신이 읽고 싶은 소설을 쓰자. 내가 지어내는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읽는 기쁨을 선사하고, 진정한 기분전환의 시간이 되도록 하자는 원칙입니다. 나는 독자들을 꼼짝 못하게 매혹시키는 것이야말로 소설가가 지녀야 할 가장 우선시되는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말, 8쪽)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7년 후> 등 아름다운 로맨스의 한국독자의 사랑을 받은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가 <내일>(2013. 밝은세상) 에서 한 말이다. 과연, 이번 소설에서는 어떤 놀라운 로맨스를 들려줄까? 표지 속 저 여인의 손에 쥔 열쇠는 무엇을 여는데 필요할까.

 사랑하는 아내 케이트를 교통사로 잃은 남자 매튜는 실력과 명성을 갖춘 하버드 철학과 교수다. 아내의 죽음 후 그의 삶은 온통 절망과 어둠뿐이다. 그런 그가 와인감정사 엠마를 알게 된 건 중고 노트북 때문이다. 중고로 산 노트북에 남은 사진을 돌려주려 엠마라는 여자에게 메일을 보낸다. 엠마는 노트북을 판 적이 없다는 메일을 시작으로 몇 통의 메일이 오가다 둘은 약속을 정한다. 매튜와 엠마는 각자 약속 장소에 나갔지만 서로 만나지 못했다. 왜냐하면 둘은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엠마는 2010년에 살고 있었고, 매튜는 2011년에 살고 있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노트북컴퓨터만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유일한 교류 수단이었다.’ 112쪽

 믿을 수 없지만 엠마의 시간 속에 케이트를 살아 있었다. 매튜는 엠마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케이트를 죽음에서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믿을 수 없었지만 매튜가 보내는 미래의 정보는 모두 맞았다. 사랑에 실패하고 우울증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자신의 모습까지 말이다.

 엠마는 호기심에 자신을 알지 못하는 매튜 주변을 서성인다. 누가 봐도 단란한 가정, 엠마는 질투를 느낀다. 케이트가 어떤 여자인지 그녀를 뒷조사한다. 그러다 놀라운 사실과 직면하다. 심장센터 전문의인 케이트의 진짜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다. 매튜가 알고 있는 케이트는 가짜였다. 응급실에서의 첫 만남부터 케이트는 매튜를 이용하고 있었다. 오랜 연인이었던 내연의 남자를 살리기 위해 매튜를 죽일 계획까지 세운 것이다.

 기욤 뮈소는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과 빠른 전개로 독자를 유인한다. 때문에 한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집중하게 된다. 매튜를 지켜보며 케이트의 진실을 알리려는 2010년의 엠마, 케이트에 대한 맹목적 사랑으로 그녀가 살아날 수 있다면 모든 걸 내놓을 준비가 된 2011년의 매튜. 모든 열쇠는 표지처럼 엠마에게 달렸다. 케이트가 꾸민 계략에서 매튜를 구할 수 있는 사람도 오직 엠마뿐이다.

 영화 <동감>이나 <시월애>가 떠오르는 소설이다. 단 하나의 진실한 사랑과 만나기 위한 험난한 여정,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그러니까 기욤 뮈소는 자신이 읽고 싶은 소설을 쓰자는 원칙을 성실하게 지킨 것이다. 기욤 뮈소의 팬이라면 더더욱 반할 근사한 로맨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