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소설가의 문체와 비슷하다
옷은 소설가의 문체와 비슷하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11.14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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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명문장]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중에서

 [북데일리] 소설가에 일상은 소설로 통하는 것일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비채. 2013)은 평범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쓴다. 그럼에도 자연스레 모든 건 소설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선물을 하고, 선물을 받는 일에 대한 다음의 글을 봐도 그렇다.

 ‘생각해보면 옷이라는 것은 소설가의 문체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비판하든,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이것이 내 말이고 이것이 내 문체다. 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해해서 비로소 마음속 무언가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말도, 세련된 표현도, 자신의 감각과 삶의 방식에 어울리지 않으면 그다지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물받은 옷은 미안하지만 서랍에 박혀 있는 일이 적지 않다. 그것들은 종종 구두점 찍는 법과 형용사 고르는 법이 내 것과 미묘하게 다른 문장 같다. 몸에 걸치면 이상하게도 안정이 되지 않는다.’(84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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