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고양이 ‘맥시모’
아주 특별한 고양이 ‘맥시모’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11.12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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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데마리 루이의『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

 

[북데일리]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잇북. 2013)은 주인공 아야노와 미치오가 재혼하면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이야기다. 미치오는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 후 미국에서 자랐다. 아야노가 미국으로 와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아야노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 둘은 고양이를 입양한다. 몇 번의 방문 끝에 선택된 고양이에게 ‘맥시모’란 이름을 지어주며 생활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아야노와 미치오의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평온했다.

 ‘우리는 사랑했다. 매일매일 늘어가는 발톱자국을. 오래된 것도, 새로 생긴 것도. 깊은 상처도, 얕은 상처도.’ 59쪽

 둘 사이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아니, 고양이가 낸 상처처럼 작은 것들은 존재했다. 이혼 한 전처에게 돈을 보내는 미치오를 이해할 수 없었고 문화적 차이를 느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다.아야노가 미치오에게 더 다가가려 했는지도 모른다. 미치오에게 맥시모의 존재는 일반적인 그것과는 달랐다. 미치오는 맥시모를 통해 자신이 버린 받았다는 상처를 치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가족으로 사랑했고 책임을 갖고 있었다. 어디를 가든 맥시모가 최우선이었다. 그러니 맥시모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들이 불안한 건 당연했다. 길들여진 가장 아름다운 관계, 가족이었으니까.

 ‘15년 하고 10개월 7일, 고양이는 거기에 있었다. ‘즐겁다, 기쁘다, 너무 행복하다.’ 라고 말로 해서 확인하고, 행복을 창조하고, 발전시킬 필요도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우리들의 행복으로서 고양이는 거기에 있었다. 있어주었다. 머물러주었다. 일기장 안에도, 밖에도.’ 220쪽

 누군가에게 한 마리의 고양이는 그저 평범한 고양이가 되지만, 누군가에게 고양이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맥시모가 떠나야 할 시간이 왔을 때 아야노와 미치오가 느꼈을 슬픔의 크기를 누가 알 수 있을까. 커다란 파장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이는 삶이다. 재혼 부부의 삶을 고양이의 행동과 기질로 표현하다니, 놀랍다.

 ‘우리는 알고 있다. 각자의 가슴속에 뚫린, 메어지지 않는 두 개의 구멍. 그것들은 똑같은 크기와 색깔,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구멍은 결코 메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니, 메우고 싶지 않다. 아무리 슬퍼도. 이 구멍을 안고 있는 한, 우리는 헤어질 수 없다. 떠날 수 없다. 함께 갈 수 있다. 서로의 장점을 사랑하고, 단점을 끌어안으면서 걸어갈 수 있다. 고양이의 모양을 한 두 개의 구멍이 있는 한…‥.’ 285쪽

 이별한 후에도 삶은 이어지고 상처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사랑은 남아 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랑, 그것이면 충분하다. 요란하지 않아도 잔잔하게 흐르는 사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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