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전광판의 비밀
야구 전광판의 비밀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9.30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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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인의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중에서

[북데일리] 어떤 대상을 설명하는 글은 쉽다. 눈에 보이는 대로 색깔, 모양, 성질을 나열하여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그친다면 발전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아는 상황이더라도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특별해진다. 시인 서효인은 좋아하는 야구에 대한 산문집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다산책방. 2011)에서 야구장의 전광판을 멋지게 설명한다. 함성이 가득한 야구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가 전광판이 아닐까 착각하게 만든다. 야구 경기의 진행 상황을 나타내는 전광판이 살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야구에 쓰이는 숫자는 다른 종목을 압도한다. 전광판부터 보라. 알 수 없는 숫자들이 맹렬하게 나열 되어 있다. 대기업의 흑막을 폭로하는 회계사처럼 비장한 표정으로 숫자들의 비밀을 알려주어야 한다.

 전광판을 지배하는 자가 야구장을 지배한다. 야구의 비밀이 곳곳에 숨겨진 곳이 전광판이다. 전광판에 쓰인 숫자의 비밀을 알려주는 것부터 야구 설명은 시작되는 것이다. 말을 더듬거리는 건 좋지 않다. 그건 숫자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숫자는 항상, 다음 숫자를 준비한다. 숫자는 무한하고, 영원히 이어질 야구 기록의 몸통이다.’ 204쪽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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