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불러온 비극적 참사
욕망이 불러온 비극적 참사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9.11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몬스 칼렌토프트의 『봄의살인』

 

 [북데일리] <봄의살인>(문학수첩. 2013)은 스릴러계의 뉴라이징 스타 몬스 칼렌토프트의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로 <한겨울의 제물>, <여름의 죽음>, <가을 소나타>에 이어 마지막 이야기다.

 소설은 평화로운 봄날, 스페인의 소도시 린셰핑의 광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시작한다. 여섯 살 쌍둥이 자매가 죽고 아이들의 엄마인 한나는 중상이다. 같은 시각, 형사 말린은 엄마의 장례식에 참석 중이다. 평생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했다고 여긴 말린은 전혀 슬프지 않다. 장례식장에 딸 토베를 남겨두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건 당연했다.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말린은 사건을 수사하면서도 사춘기 딸과 엄마의 유언장 공개가 신경 쓰인다. 이혼 후 딸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엄마가 남긴 유언이 무엇일까 궁금하다. 말린의 상황을 잘 아는 상사와 동료 형사의 위로와 격려가 없었다면 그녀는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경찰은 테러리스트를 중심으로 사건을 수사한다. CCTV에 잡힌 인물 분석과 신문사로 도착한 메일을 추적한 결과 용의자를 검거한다. 하지만 그는 폭탄 테러범이 아닌 경제 위기와 불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을 뿐이다.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아이들의 엄마가 살해당한다.

 말린은 피해자에게 집중한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후 결국 가족 모두가 죽은 것이다. 기록을 살피던 중 아이들이 입양된 사실을 발견한다. 놀라운 건 아이들의 친모가 스웨덴의 최고 갑부이자 세계적인 금융 업자 쿠르트손의 딸이라는 것이다. 마약에 중독된 상태에서 임신을 했고 출산한 아이를 한나가 입양했다. 동시에 자신에게 아픈 동생이 있다는 엄마의 유언으로 몹시 힘들다. 엄마가 외도를 했고 장애가 있는 아들을 버렸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그 모든 걸 방치한 아버지를 증오한다.

 말린은 어떻게 해서든 빨리 범인을 잡고 동생을 만나야 했다. 사건의 배후에 분명 쿠르트손 집안이 있었다. 거대한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여동생의 딸을 죽인 것이다. 잔인하게도 쿠르트손의 아들은 전직 군인의 아이들을 인질로 잡아 살인을 지휘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으로 긴장감이 배가 되는 소설이다.

 작가는 욕망이 불러온 비극적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알려진 스웨덴을 배경으로 유럽 전역의 금융 위기와 실업자 문제를 소설 곳곳에 내세워 메시지를 전달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