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작은 집에 사는 행복 알아?
세평 작은 집에 사는 행복 알아?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8.12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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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무라 토모야의 <작은 집을 권하다>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건 우주만큼의 크기가 아니라 자신이 책임을 갖고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다. 평수가 얼마나 됐든 내 집, 나만의 우주에서 한 발짝만 나가면 그곳에 광활한 세계가 펼쳐지는 곳, 그런 곳이라면 집의 크기는 중요치 않다.’ 63쪽

 [북데일리] 인간은 많은 것을 소유하기를 원한다.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을 가졌을 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타인을 의식하는 삶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소유의 크기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다카무라 토모야의 <작은 집을 권하다>(2013. 책읽는수요일) 는 그런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작은 집, 그러니까 스몰 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다.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살기를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스몰 하우스란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나부터도 작은 것보다는 큰 것에 마음이 기울기 때문이다.

 도쿄 근교에 세 평 남짓의 작은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스물일곱 살의 저자는 행복하다. 누군가는 ‘세 평’ 이라는 말에 놀라며, 정말 집이 맞냐고 물을 것이다. 분명 집이 맞다. 저자는 자신처럼 스몰 하우스에 사는 여섯 명의 삶을 취재하며 현대인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저자가 처음으로 소개하는 사람은 미술 교사를 거쳐 건축가로 활동하며 스몰 하우스를 세상에 알리는 제이 셰퍼다. 그는 적당한 집을 상상하고 거기에서 불필요한 설비와 공간을 제외하는 ‘뺄셈 스타일’ 로 집을 지었다. 일반적으로 더하려고만 하는 우리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개념인 것이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공간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나머지 다섯 명의 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컴퓨터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그레고리 존슨은 인생의 재출발을 위해 스몰 하우스를 선택했고, 워싱턴 주 환경보호과의 조사원으로 일한 디 월리엄스는 과테말라에 갔다가 그것의 현지인들의 생활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큰 집을 처분한 경우다.

 책에는 저자를 비롯한 7명이 사는 스몰 하우스가 지어지는 과정에 그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열과 빗물 탱크만 구비하면 필요한 전력과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작고 아담하지만 불편한 점이 없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지고 보면 모든 인간의 삶은 의식주 해결이라는 단순한 명제로 볼 수 있다. 어떤 삶을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많은 것을 소비하고, 소유한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허망함을 인정하고 부분적으로 과거를 놓아버릴 필요도 있다. 과거에 질질 끌려가지 않기 위해 자연적인 감정보다 이성을 우선하고 현재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 것을 의도적으로 정리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169쪽

 이쯤 되면 누군가는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모두에게 작은 집을 권하는 건 아니다.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 이들, 변화를 원하는 이들,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능동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어떤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집을 통해 우리 삶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버리지 못하는 게 무엇인지, 그저 쌓아두고만 있는 게 무엇인지 말이다. 그것으로 인해 당신의 삶은 진정 행복한가 묻는다. 그리하여 단순한 삶이 주는 행복의 맛을 상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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