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조언하는 고양이 철학자?
인간에게 조언하는 고양이 철학자?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8.06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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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점검할 수 있는 책, 안드레아스 슐리퍼의 <고양이 철학자 루푸스>

 

 [북데일리] 출판계의 흐름을 보면 인문학과 철학이 다시 일상으로 스며드는 기세다. 그만큼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증거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누구라도 붙잡고 점검을 받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이런 인간의 마음을 알아차린 고양이가 있다면 믿겠는가? <고양이 철학자 루푸스>(2013. 시공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목 그대로 고양이 철학자 루프스에게 듣는 인생 수업이다. 그러니까 고양이가 인간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다. 영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고양이가 본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이 점이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이다. 오랜 시간 인간과 가까이 지내는 동물(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믿었던)이 관찰한 인간의 삶을 점검할 수 있으니까.

 루푸스의 첫 번째 조언은 잠에 관한 것이다. 걱정 근심 없이 편안한 자세로 잠을 자는 고양이 모습이 떠오른다. 푹 자라는 것이다. 휴식 없는 삶은 언젠가 사고로 이어지니 완전한 휴식을 취하라 권한다. 생각해 보면, 잠 잘 시간도 없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다.

 ‘잠은 잃어버린 무죄의 상태, 천국과도 같은 무죄의 상태로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에요. 잠을 잘 때는 우리 모두 똑같아요. 강한 자나 약한 자나, 영리한 자나 미련한 자나, 큰 자나 작은 자나, 선한 자나 악한 자나…….’ 44쪽

 루푸스는 인간의 놀라운 욕망에 대해 꼬집기도 한다. 고양이는 참치와 고등어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하나는 과감하게 포기하지만 인간은 모두를 갖고자 한다는 말이다. 고양이를 길러보지 않아서 고양이의 습관이나 행동을 모르지만 루푸스의 말을 듣자니 인간의 탐욕이 부끄럽다.

 ‘인간들은 단 한 번뿐인 삶의 대부분을 소유를 늘리기 위해 애쓰는 데 소비해요. 소유에 대한 탐욕이 인간들의 힘을 소진시킬 뿐 아니라,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데 더욱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게 해요. 잘못된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말이지요.’ 186쪽

 고양이는 아주 적은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살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세상을 자신들의 생각대로 바꾸고자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다. 더 많은 편리를 위해, 더 많은 명예를 갖고자 인간은 타협하지 않고 조화를 버리고 살지만 과연 행복하냐고 묻는다.

 고양이 철학자의 조언은 그 외에도 많다. 언제나 최악의 상태를 생각하고 대비할 것, 기회는 찾아올 때 잡을 것,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 것. 한 번쯤 들어본 익숙한 조언이다. 익숙해서 잊고 있었던 인생 지침, 고양이 철학자 루푸스를 통해 다시 한 번 삶을 점검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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