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글쓰기 훈련]<644>필사-기특한 앵무새
[365 글쓰기 훈련]<644>필사-기특한 앵무새
  • 임정섭 대표
  • 승인 2013.07.12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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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365 글쓰기 훈련]은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 하는 글쓰기 연습장입니다. 오늘은 죽은 언어를 독특한 방법으로 복원한 이야기입니다.

<664>기특한 앵무새

1801년 독일의 지리학자 알렉산더 훔볼트가 남아메리카 밀림 지역을 탐사할 때 일이다. 길을 가던 중 인디언 원주민을 만났다. 그들은 앵무새 한 쌍을 갖고 있었다. 알고보니 다른 인디언 종족을 모조리 살해한 뒤, 기르던 앵무새를 가져온 것이다.

앵무새는 쉴 새 없이 재잘댔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살해된 인디언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훔볼트는 녀석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에 의지해 단어들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200년이 흘렀다. 레이첼 버윅이라는 미국 조각가가 그 언어의 복원에 도전했다. 그는 한 쌍의 미국산 앵무새를 구입했다. 그런 다음 훔볼트의 기록에 나와있는 단어를 앵무새에게 가르쳤다. 이어 녀석들을 나뭇잎과 정글의 소음으로 에워싼 큰 새장에 넣어 화랑에 전시했다.

분위기가 어우러지자 녀석들은 배운 대로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생소한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죽은 옛 언어가 살아나는 극적인 순간이었다. 듣는 사람들은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언어의 작은 역사>(휴머니스트. 2013) 중, 일부 수정.

임정섭 <글쓰기훈련소> 소장.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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