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행복' 동시에 느끼는 걷기
'고독과 행복' 동시에 느끼는 걷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7.0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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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 명문장] <걷기예찬>중에서

[북데일리]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데는 많은 이유와 다양한 수단이 있다. 각각 그 느낌이 다르지만, 특히 걷기(여행)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취감과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비드 르 브로통의 산문집 <걷기예찬>(현대문학. 2002)에서 들려주는 걷기에 대한 사유가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어 소개한다. 특히 불문학자 김화영의 매끄러운 번역 덕분에 책은 술술 넘어간다.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 그 명상에서 돌아올 때면 가끔 사람이 달라져서 당장의 삶을 지배하는 다급한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시간을 그윽하게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p9)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때 경험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돌아온다. 기차나 자동차는 육체의 수동성과 세계를 멀리하는 길만 가르쳐 주지만, 그와 달리 걷기는 눈의 활동만을 부추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략) 지나가는 시간을 음미하고 존재를 에돌아가서 길의 종착점에 더 확실하게 이르기 위하여 걷는다. 전에 알지 못했던 장소들과 얼굴들을 발견하고 몸을 통해서 무궁무진한 감각과 관능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확대하기 위하여 걷는다. (중략)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놓는 고즈넉한 방법이다.“ (p21)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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