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아름다운 바다로 이끄는 표지의 <꿈꾸기 오분 전>(2013. 돋을새김)은 세계 여행기다. 책은 홍콩을 시작으로 태국과 캄보디아를 지나 호주로 안내한다. 아름다운 사진과 낯선 곳에서의 설렘과 두려움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숙박과 교통 정보도 빼놓지 않는다.
모래섬인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풍경은 그야말로 감탄 그 자체다. 뉴질랜드의 빙하도 마찬가지. 자연이란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깨닫는다. 황홀한 사진에 빠져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국경, 볼리비아를 지나 티티카카 호수에 다다른다. 인공으로 만든 갈대 섬에서 이방인을 상대로 삶을 지탱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오지는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가 다녀갔기에 내가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고 앞으로도 누군가가 다녀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더 많이 오게 하려면 자연스러움은 인위적인 것이 되어 갈 테고 그것을 위해 그들에게는 물질이 필요할 뿐이다. 그래서 더 멋진 모습을 내가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불편한 역설이다.’ 246쪽
신들이 살았을 것만 같은 페루의 마추픽추와 체게바라의 영혼이 있는 쿠바는 이방인에게만 꿈의 도시였다. 어디든 고단한 삶이 존재하고 그들을 통해 여행자는 자신이 떠나온 삶을 그리워하니까. 같은 듯 다른 삶의 모습은 여행자에게 어떤 위안을 준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세계 곳곳을 마주할 수 있어 즐거운 책이다. 하지만 목차에 제목과 함께 국가와 여행지 소개가 없는 점은 아쉽다. 휴가나 여행을 꿈꾸는 이라면 책에서 만난 한 곳을 정해 그 여정을 밟아도 좋겠다. 같은 장소라 해도 저마다의 시선에 따라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게 여행이니까.